‘돌봄지원국가’ 표지. ⓒ박영사
‘돌봄지원국가’ 표지. ⓒ박영사

돌봄을 지원하는 국가의 당위와 그 역할에 대해서 논하는 ‘돌봄지원국가’(출판 박영사, 340쪽, 정가 1만 9,000원)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이제껏 돌봄 책임을 담당해왔던 가족에 주목하고 돌봄을 중심으로 다변화된 가족에 대한 국가지원을 정당화하며 가족-국가 관계에 대한 새로운 자유주의 중심의 규범적 당위를 끌어낸다. 이를 통해 기존 자유주의 국가론의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포착한다.

저자 맥신 아이크너는 인간상에 대한 잘못된 전제를 바로잡음으로 기존 자유민주주의가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권리중심의 정의, 시민의 좋음에 대한 국가의 중립성, 엄격한 공과 사 구분 등은 인간 삶에 있어 불가피한 의존성을 배제한 채 돌봄이 필요 없는 단지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 시민이 상정되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들이다.

이들 가치가 자유민주주의를 핵심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틀리지 않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조건이 수정된다면 이들도 수정될 수밖에 없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불가피한 의존을 경험하며 상당한 돌봄을 필연적으로 받아야 하는 존재로 자유와 평등은 돌봄을 통해 성취되는 결과물로 국가는 가족이 수행하는 사적 돌봄에 대해 개입과 지원이 가능한 주체로 재개념화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수정된 자유민주주의는 돌봄과 인간발달을 주요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로 상정한다. 인간 조건에 내재된 의존성을 엄중히 고려한다면 인간존엄성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존중은 돌봄과 인간발달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존엄성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이어가고 삶을 번영시켜주는 돌봄과 인간발달의 지원을 통해서만 보장받고 성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존엄성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존중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자율성을 증진하는 것을 넘어서야 하며, 돌봄과 인간발달을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로 정당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강조하는 점은 돌봄과 인간발달의 중요성에 주목한다는 것이 자유, 평등, 기회균등, 자율성 등 기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기존 자유민주주의가 자유와 평등 같은 주류 가치만 편중해 다른 가치들을 등한시했다면 돌봄지원국가 모델은 돌봄과 인간발달, 성평등, 아동복지, 시민참여 등을 기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의 목록에 정당하게 편입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즉 자유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해서는 이들 모든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떠한 가치도 월등히 우월한 것으로 특혜받아서도 혹은 하찮은 것으로 희생돼서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책 ‘돌봄지원국가’는 총 5의 챕터로 구성됐으며 문제에 대한 규명과 다양한 시각으로 통찰하고 우리가 어떤 국가를 원하는지, 국가의 역할은 본질적으로 무엇이어야 하는지, 국가란 무엇인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기존 자유민주주의 국가론보다 더 나은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며 국가 역할의 질적 변화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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