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시각장애인 안마사 합헌 촉구 결의대회 도중 경찰과 몸싸움을 일어 다친 시각장애인은 안구 쪽을 다친 서진원씨를 포함해 3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안마사협회는 지난 2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중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은 인원이 3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안마사협회측에 따르면 서진원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인근에 위치한 을지백병원과 서울대병원으로 호송돼 치료를 받았고, 치료 후 전원 귀가 조치됐다.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약시장애인 서진원씨와 류광현씨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나 병실이 없어 일단 귀가 조치됐다.

경찰이 휘두른 방패 모서리에 맞아 눈을 다친 서진원씨는 사고 당시 출혈을 보여 안구가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밀검사 결과 안구를 감싸고 있는 안와골이 골절됐다.

현재 출혈은 멈춘 상태이지만, 눈의 회복상태를 지켜봐서 수술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시장애인으로 한쪽 눈의 시력만 희미하게 남아있던 서씨는 이번에 잔존시력이 있는 눈마저 다쳐 완전히 실명할 위험성도 있다.

또 다른 부상자인 류광현씨도 약시장애인으로 시력이 전혀 없는 동료장애인들이 전경들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섰다가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왼쪽 눈을 맞았고, 그 순간 하드 콘텍트 렌즈가 눈 안으로 들어가면서 각막이 찢어졌다.

서울대병원으로 호송돼 치료를 받은 류씨는 실명될 가능성은 적지만, 지속적인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며, 각막의 상처가 깊어질 경우 시력이 더 나빠질 수 위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는 “시위현장에서 전경들은 방패와 곤봉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협했고, 감정이 격해진 일부 전경들은 맨주먹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은 방패나 곤봉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려워 잘 피하지 못함에 따라 부상자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부상자 중에는 앞으로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 시각장애인보다 약시 장애인이 많은 것은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로운 약시장애인들이 전방에 서서 싸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안마사협회 김용화 홍보이사는 “시위자들이 시각장애인들인 것을 분명히 아는 경찰이 곤봉과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완전무장한 이들이 무방비상태인 시각장애인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무지이며, 무시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는 “안마사들의 투쟁의 목적은 합헌결정에 있다. 이번 사태가 자칫 경찰당국과 대립하는 형식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일단 책임자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사태를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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