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장애인복지발전협의회는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발전을 위해 '모자이크 네트워크 일본연수'를 다녀왔다. <에이블뉴스>

양천장애인복지발전협의회(간사단체 사람사랑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5박6일 동안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발전 방향과 전망을 모색을 위한 ‘모자이크 네트워크 일본연수’를 다녀왔다.

일본의 선진 장애인복지와 자립생활 환경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발전 방향과 전망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번 연수에 대한 성과를 4차례에 걸쳐 지면에 소개하고자 한다.

비행기 시간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새벽 4시부터 조바심을 내며 도착한 하네다 공항은 역시 일본 특유의 깔끔함과 친절함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김포공항과 하네다공항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전동휠체어 문제로 약간의 불편은 있었지만 지역의 여러 부문(구의회의원, 정당인, 기관종사자, 장애인당사자)에서 장애인문제에 대한 고민과 개선방향을 함께 모색코자 온 이번 연수의 의의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일 정도로 앞으로의 일정이 기대되었다.

여장을 풀고 다음 날부터 시작된 일정에서 나에게 처음으로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일본DPI(국제장애인연맹) 오노우에(尾上浩二)사무국장 강의였다.

뇌성마비 장애인인 그는 어려서 겪었던 수용시설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하며 장애인의 사회참여의 중요성과 장애인 정책에 대한 시대적 변화, 발전에 대해 강의하며 장애인문제에 있어 의료모델이 사회모델로 가야하는 이유를 실례를 들어가며 설득력 있게 전달하였다.

나 또한 뇌성마비 장애인으로서 수용시설을 경험하였기에 많은 부분 공감이 갔으며 장애인 문제의 해결은 나라와 이념을 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위한 일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10살의 나이에 수용시설에 가야했고, 이름 대신 51번이라는 숫자로 인식되었으며, 돈 쓰는 법도 신호등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야 하는 것이 수용시설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또한 치료라는 이름 아래 자세교정기(포지셔닝)에 묶이어 하루 12시간을 석고처럼 있어야 했고 인체실험의 시대라 불리 울 만큼의 잦은 수술(총 8번)로 장애는 더욱 심해져 가는, 이런 일들을 오노우에 강사는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나도 수용시설을 경험하였기에 이 일이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난 일이며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나는 안다.

나 또한 저녁 8시면 점호를 받고 10시에 잠들어 6시에 일어나 7시 아침식사, 12시 점심식사, 6시 저녁식사, 외출은 주말에 부모님이 데리러 올 때만 가능했던 수감(?)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 중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몸에 깁스를 하고 나타나 전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갖게 되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으며 재활치료와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며 매질을 당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럼 일본은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하며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오늘날의 당사자주의와 자립생활을 주축으로 하는 장애인복지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당사자들의 각성과 이념 전파에 의한 투쟁적 노력과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립생활을 통해 지방정부와 협력함으로써 가능했다고 한다.

시설과 격리로 대변되는 의료모델이 아니라 자립생활과 통합으로 대변되는 사회모델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과 장애문제 해결을 사회 안전망의 확보라는 차원으로 생각한 것이다.

오노우에 강사의 말을 빌리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는 장애가 가벼운 시기였는데 시설에 있음으로 해서 오히려 외출 등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삶이 불가능했고 오히려 장애가 더욱 심해진 중학교 때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친구와의 교류, 외출, 록음악의 즐거움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장애 경중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나에게는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이것이 의료모델과 사회모델의 차이이다. 의료모델의 가설에 의하면 장애가 가벼우면 행복하고, 무거우면 불행해야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의료모델 가설의 오류다.”

장애가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애를 받아들이지 않는 환경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말에서 장애의 경·중이 아닌 장애인이 속해 있는 사회적 환경이야말로 우리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본질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장애가 더 이상 개인의 일이나 불행한 일이 아니고 모두가 함께해야 할 사회안전망의 문제이며 개성으로 생각되어져 지역에서의 자립생활이 가능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런 때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구근호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현재 사람사랑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인역량강화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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