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영아 칼럼니스트 】지난 9월 16일. 서울시에서는 장애인의 '아주 보통의 하루' 가 당연한 권리되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 를 발표한 바 있다. 2030년 까지 장애인의 보통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마련을 선포했다. 여기에는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접근성 확대, 인권강화와 더불어 고령화되는 장애인 지원확대 목표가 담겨있다. 

이 프로젝트 내용 중 고령발달장애인들의 삶과 직결되는 내용 일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현장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자리 영역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이해 공공일자리를 연간 5,000개에서 2030년 12,000개로 대폭 확대하며, 취업률이 낮은 발달,뇌병변장애인 맞춤형 직업학교를 개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30곳에 대해 4차 산업 업종으로 직종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매년 반복되는 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 수 확대와 신규직무 개발이라는 양적 목표 중심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현장의 욕구는 보다 세분화되어 있다. 1-2시간의 초단시간 일자리, 은퇴를 앞둔 장애인의 낮활동 전환시기 보장 등 보다 세심하고 정성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보다 노동시장이 유연한 유럽, 일본의 경우 고령장애인을 위한  지역일자리를 개발하여 70대에도 1일 1-2시간 일자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일자리 보장은 장애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망 유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주거와 영역

최대 20년 간 거주 가능한 '장애인 지원주택' 을 현재 336가구에서 2030년 까지 50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지원주택은 입주경쟁률이 평균 2.8대 1로 인기가 높다. 3-4명의 장애인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생활 가정을 현재 150 여 곳에서 250 곳으로 늘리며, 6개월간 혼자 살아보는 '자립체험주택' 30개소도 신규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 거주시설의 복도형 구조를 거실, 개인방+주방으로 구성된 가정형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2030년 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중고령장애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친화공간을 확충하고, 가족방문 시 함께 머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설치된다. 

돌봄 영역 

 30-40대에 조기노화에 접어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40+주간이용시설을 자치구별로 30개소 운영할 계획이며, 최중증장애인 자녀와 고령의 부모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 고령가족 지원수당 월 30만원씩 지급하게 된다. 중증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 향상을 위해 '서울형 장애인 암 조기검진'을 지원하여 중증장애인의 암 조기발견을 유도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적장애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며, 이는 독보적 1위의 사망원인이기에 조기검진과 발견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 내 보건소,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하여 '고령장애인 건강지원 프로그램' 이 신설될 예정이다. 장애인 고령화와 관련하여 돌봄영역에 기대하는 바가 크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독립생활을 하거나 동거인이 1명 뿐인 고령장애인의 경우 건강관리와 안전대응 등에서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살던 지역 안에서 안전한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관계망 확대, 주민참여 등 인적 관계망에 중점을 두는 대안마련이 요구된다. 

이동 영역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돌봄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며 관련 제품개발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거주시설 내 인권침해 발생 시 행정처분 수준을 높이고 지역활동가, 은퇴한 사회복지사들을 활용해 '장애인 인권 호루라기단' 500명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의사결정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범죄피해 예방을 위한 전문 공공후견인 양성과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노후를 계획하면서 걱정하는 요인 중 '범죄피해' 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자신을 보호해줄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를 당했을 때 대응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력배치 이상의 보다 촘촘한 지원이 요구된다. 

서울시 2530장애인 일상활력프로젝트 보도자료 내 이미지. ©서울시
서울시 2530장애인 일상활력프로젝트 보도자료 내 이미지. ©서울시

이번 서울시 2530 장애인 일상활력프로젝트 내용에서 '고령장애인'에 대한 지원방안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만 보아도 고령장애인 이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장애인들을 사회적 약자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을 지키고 보호해야한다는 시선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고,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제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제도 수립 과정에서 보다 많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 중심의 제도가 확대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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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재활상담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 나의 자립을 고민하던 중 ‘죽음과 이별’에 가닿았습니다. 자립의 마지막 퍼즐은 ‘죽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도 그 마지막 퍼즐을 쥐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하며, 글쓰며, 실천하며 발달장애인들과 ‘죽음’을 나누고자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강사, 에세이클래스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선물합니다. 실패할 권리> <너와 함께라면>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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