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고관철 상임대표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는지, 그 개정안에 담긴 자립생활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너무 많았다. 자립생활이 장애인복지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줄 알고 있고, 장애인 시설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장애인복지인 줄 알고 있더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고관철 상임대표는 천막농성 50일째는 맞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천막농성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천막농성 과정에서 정치권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고 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 각 당 정책위원회 국회의원들을 거의 모두 만나서 자립생활에 대해서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국회의원들의 인식이 실제 많이 바뀌는 것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장애인복지법 개정 및 생존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연대가 지난 11월 6일부터 시작해 50일간에 걸쳐 진행한 국회의사당 앞 천막 투쟁을 전두 지휘한 인물이다. 지난 12월 4일부터는 단식농성을 감행, 20일째를 맞던 12월 23일 새벽까지 단식농성을 계속했다.

“22일 내년 예산안이 통과된다는 전망들이 나왔는데, 막판에 통과가 좌절됐다. 그 다음날 새벽 이상호 소장이 탈진해서 쓰러졌고,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의 통과가 무산된 가운데 무리하게 단식농성은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서 단식 중단을 결정했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과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각각 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는 무산됐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인 전재희 의원은 각각 천막을 방문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에서 내년 2월 임시국회 처리를 확답했지만, 그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총력 투쟁을 벌일 것이다.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를 압박하는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고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예산이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활동보조인서비스예산 약 276억원이 삭감되지 않도록 만든 것에 대해 성과를 찾았다.

고 대표와 기자회견을 함께 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자립생활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나갔다면, 이번 천막농성에서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장애인복지법 개정 및 생존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연대측은 단식농성은 중단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천막농성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26일 밤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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