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조약을 만들기위해 곧 미국 유엔으로 떠날 예정인 장애인단체 대표단이 장애를 이유로 여행보험에 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한국추진연대측은 오는 14일부터 미국 뉴욕 유엔빌딩에서 개최되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을 위한 제8차 특별위원회에 참가하는 참가단 20여명의 여행보험 가입을 위해 최근 외국계 손해보험사인 A사에 여행보험 가입을 신청했으나 지난 4일 거절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국추진연대측 관계자는 "A사가 장애인 보험 가입에 호의적이라는 얘기를 듣고 지난 주 초에 가입을 문의하고, 참가자들의 명단과 인적사항을 넘겼는데, 콜센터 직원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가입 조건이 까다로와져서 장애인들은 가입이 힘들다고 전달받았다"며 "시간이 없어 현재 다른 보험사에 문의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본지측이 '가입 조건이 까다로와졌다'는 이유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A사 홍보팀에 지난 7일 문의한 결과, 한국추진연대 대표단이 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이유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이 홍보팀 관계자는 "20여명의 대부분이 혼자서 거동하기 힘든 중증장애인들인데 비해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자는 3명밖에 안돼 사고 위험이 크다는 점이 이번에 보험가입을 거절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부차적이지만 물리적 시위(피지컬 데몬스트레이션, physical demonstration)가 있을 경우, 보호자가 없어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점도 거절의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가입 조건이 까다로와졌다'는 콜센터 직원의 설명에 대해서는 "콜센터 직원이 잘못 전달한 것 같다"면서 "콜센터 직원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점은 잘못된 것이지만 거절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추진연대측 "혼자 여행하면 위험하다는 통계 있느냐" 반발
이러한 이유를 본지측으로부터 전달받은 한국추진연대측은 "보호자가 부족하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고, 특히 그쪽에 넘긴 서류 중에서 데모와 연관지을 수 있는 자료가 없는데 어떠한 근거로 시위 이야기를 하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며 황당해했다.
한국추진연대측은 특히 "장애인이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통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장애인이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정말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추진연대측은 "이번에 참가하는 장애인들은 모두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보호자가 있어야 여행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출국을 4일 앞둔 한국추진연대측은 국내 손해보험사인 S사에 여행보험 가입을 진행 중이다. 한국추진연대측은 "S사도 질병의 경우는 보장이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정말 답답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