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26일째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는 14일 오후 이명박 서울시장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는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시장 면담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4월 3일 이명박 시장이 ‘황제 테니스’를 친 것으로 알려진 남산테니스장에서의 기자회견, 4월 5일 서울 노들섬 예술센터 국제심포지엄 기습시위에 이은 이른바 ‘황제 찾아 삼만리’의 세 번째 투쟁.
이날 전장연(준)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 투쟁위원회 최용기 위원장은 “지난 노들섬 국제포럼 행사장에 찾아가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하라고 항의하자, 이명박 시장은 청중들에게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며 정중하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사과는 우리에게 했어야 옳다. 26일간 비바람을 맞아가며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면담요청도 거부하고 사과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제도화하라는 우리의 요구는 정당한 권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관철될 때까지 이명박 시장이 어디에 있든 그 자리에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서울시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장연(준) 박현 정책국장은 “서울시는 7천억 원을 들여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를 짓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제도화하라는 요구에는 예산 때문에 제도화를 약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서울시장은 이처럼 장애인을 기만하면서 자신의 치적을 쌓기에 바쁘다”고 비난했다.
박 국장은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활동보조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기본적 권리문제를 가지고 언제까지 시장을 쫓아다녀야 하는 것인지, 너무 답답하다”며 “이명박 시장의 임기는 곧 끝나지만 우리는 장애민중을 기만한 4년간의 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준)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서울시장은 오페라하우스를 짓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됐던 중증장애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그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즉각 면담에 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후 전장연(준)은 서울시의회 앞 보도에 빨간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이용해 ‘이명박’ ‘활동보조 제도화하라’라는 글자를 적으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