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서울장애인권영화제 포스터. <사진제공 공식홈페이지>

장애인문화공간과 다큐인이 주최하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투쟁단)이 주관하는 제3회 서울장애인권영화제가 오는 4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열린다.

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한 이번 영화제는 장애인이 지닌 ‘차이’가 억압과 배제, 불평등 등의‘차별’로 이어지는 현실을 고발하는 15편의 장애인 인권영화가 상영된다. 또한 ‘진보적 장애영상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처음 실시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인 ‘길은 가면, 뒤에 있다’를 시작으로 장애인이 직접 연출하거나 출연한 ‘외출 혹은 탈출’, ‘난 그냥 여성이고 싶다’, ‘난나’ 등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 문제를 다룬 ‘물결이 일다’, ‘정전’, ‘소리’, ‘나의 혈육’ 등도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장애인의 삶을 통한 현실 고발=정신지체 장애아를 둔 부모가 어느날 ‘장애인 버스타기 행사’에서 이동권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지체 장애 친구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서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자문해보는 영화 ‘울타리 넓히기’(황선희 감독).

지난 2001년부터 계속된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을 되돌아보고, 장애의 의미와 ‘차이에 대한 권리’로서 장애인의 삶을 말하는 영화 ‘이동할 권리’(다큐인 박종필 감독).

이 두 편의 영화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의 심각성과 투쟁의 의미를 보다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장애인 교육권 연대의 국가인권위원회 점거와 단식 농성투쟁,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 국회와 열린우리당 앞에서 뜨겁게 울려퍼진 장애아 부모들의 한 맺힌 함성을 그린 ‘2004년 교육권 연대투쟁기록’(장호경 감독)은 교육에 있어서 철저히 외면당한 장애인들을 현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노동의 소리에서 제작한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투쟁보고영상’(이현규 감독)은 지난 1977년 최초로 설립된 장애인 이용시설 사회복지 법인 한국 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의 시설 비리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영화 '2004년 교육권 연대투쟁기록'의 한 장면. <사진제공 다큐인>

정립회관 중증 장애인 이용자들과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임기 연장을 해 11년간이나 연임하고 있는 정립회관 이완수 관장의 퇴진과 정립회관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다. 이 영화는 지난 2004년 6월 22일부터 230여 일간 계속된 장애인들과 조합원들의 목숨을 건 노숙 단식 농성을 보여준다.

420투쟁단은 영화제와 관련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현실화하는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내기 위해 3월 26일부터 4월 20일까지 26일간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장애인의 이동권·교육권·정립회관 투쟁의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이 많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보적 장애영상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영화제에서는 장애운동에 관심이 있는 장애인 및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진보적 장애영상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다양하게 분출하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올해로 처음 실시되는 이 교육 프로그램에는 박종필(독립영화감독), 이진필(독립영화감독), 강준상(프로메테우스), 이현규(노동의소리), 허경(미디어참세상), 박도영(노동넷)이 강사진으로 참여해 ‘미디어의 개념과 종류에 대한 이해’, ‘대안미디어운동의 필요성 인식’, ‘영상언어의 이해’, ‘비디오카메라의 구조와 조작법의 이해’, ‘촬영실습 및 평가’, ‘편집교육’, ‘웹 익스포팅’ 등 장애영상활동가 양성을 위한 실제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이와 관련 서울장애인권영화제 최재호 집행위원장은 “비장애인 언론 매체는 많으나 장애인언론매체는 아직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장애영상 활동가들이 각각 관심 있는 장애분야의 현실을 영상에 담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신청은 30일까지 이메일(dcs03@korea.com)로 접수받는다. 참가비는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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