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바우처 택시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입되었다. 바우처 택시는 서울시에서 2016년 10월부터 3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친 뒤, 2017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제도다.

복지콜과 장애인콜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시작되었으며, 시각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저시력자는 혼자서도 바우처 택시를 잘 활용하는 편이다. 그러나 중증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이용이 쉽지 않다.

필자는 최근 병원에 가기 위해 바우처 택시를 자주 호출한다. 영등포에 거주하는 필자가 차를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부르면, 택시가 근처에서 헤매다가 결국 취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기사의 잦은 취소는 불쾌하고 짜증을 유발한다.

또한, 필자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바우처 택시를 탈 때가 있다. 그런데 이때 일부 기사들이 미터기를 미리 2,000~3,000원 찍어놓고 출발하는 경우가 있었다.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이를 바로잡은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 필자의 활동지원사에 따르면, 다른 이용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강남에 거주하는 필자의 친구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친구는 골프와 안마 시술소 근무 때문에 바우처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데, 같은 거리에도 요금이 들쑥날쑥했다. 활동지원사와 함께 탑승해 보니, 3,000원을 미리 찍어둔 것을 발견하고 바로잡았다. 활동지원사가 없었다면 필자처럼 시각장애인은 5,000원을 찍었는지 10,000원을 찍었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이러한 일부 택시 기사의 범법으로 인해 이용자의 본인 부담금도 커지고, 서울시 세금도 새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택시 기사들의 불친절도 문제다. 청결 상태가 나쁜 경우도 있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기사를 만나기 어렵기도 하다. 필자와 같은 중증 시각장애인들은 이러한 이유로 바우처 택시보다는 복지콜을 더 선호한다. 복지콜을 타면 마음 편하게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우처 택시는 늘 마음을 졸이게 한다.

서울시 택시정책과에 민원을 제기했을 때, 기관 측은 그때그때 전화를 달라고 했다. 또한, 미터기를 미리 찍거나 불친절한 대응, 일방적인 호출 취소 등은 세 번 반복되면 퇴출하고 있으니 자주 연락해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필자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제도가 안정될 때까지 이용자가 민원을 제기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시간을 내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둘째,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와 서울시 시각장애인 생활 이동지원센터, 서울시 택시정책과가 협력해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바우처 택시도 복지콜처럼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이는 필자를 포함해 바우처 택시를 이용하는 모든 장애인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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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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