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3편은 몽마르트르 언덕이다. 몽(언덕), 마르트(순교자)의 뜻대로 언덕에 큰 성당이 있는 곳으로 높이가 200mm의 빌딩으로 에펠탑을 제외하고는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올라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언덕길에다 돌길이라 휠체어로 그 길을 올라가다 보면 온몸으로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렇게 도착한 몽마르트르 위에 올라가면 파리 시내 전경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는 멋진 곳으로 에펠탑과 마르스 광장, 그 뒤쪽의 개선문을 포함한 파리 시내가 보인다. 마치 우리나라 남산타워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야경을 보고 싶었지만 내가 갔을 당시 일몰 시각이 저녁 10시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와야 했다.
내려올 때는 돌길이 아닌 푸니쿨라(Funiclaire)라고 우리나라 남산에 올라갈 때 오름이라고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모양이 그와 흡사하다. 표를 끊고 타기는 하지만 휠체어로 돌길을 다시 가도 힘들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자 선택했다.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체력이 떨어져 숙소에 5시쯤 들어가 에너지를 충전한 뒤 야경을 보기 위해 휠체어로 달려 찾은 센강 다리에서 에펠탑의 야경을 보니 우리나라와 달리 파리의 야경은 화려한 다리의 조명과 파리 특유의 은은한 주황색 가로등 불빛을 감상할 수 있다.
다음날 숙소에서 2km로 정도 달려 주말에만 열리는 파리의 남쪽 끝 14구에 있는 방브 벼룩시장을 찾았다. 파리 3대 벼룩시장 중 하나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질 좋은 상품들이 많다고 해 기대가 컸다.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갈 때면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꼭 가보는 곳이 그 나라 전통시장과 벼룩시장이다. 저렴하면 구매해 선물도 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구매하지 못했다.
벼룩시장에는 예술의 도시답게 그림과 아기자기한 소품 그 외 손때 묻은 옛 물건들이 많았다. 마음에 든 예쁜 실버 펜던트가 있어 판매하는 분과 안 되는 보디랭귀지를 사용해 대화도 나누고 가격도 흥정해보며 그날의 기념품을 하나 구매해 왔다.
그곳을 나와 뤽상부르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에 장이 열려 있어 어떤 물건들을 팔까 궁금해 구경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납작 복숭아가 보였다. 하나 사서 입안 가득 베어 맛보는데 모양만 납작이지 우리나라 복숭아와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전동 휠체어로 여행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구석구석을 다 둘러 볼 수 있어서 좋다. 뤽상부르공원은 정말 천국 같은 곳이다. 쉴 수 있는 의자가 어딜 가나 많기도 하지만 테이블과 의자의 모양도 취향에 맞게 골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공원에서 책을 읽는 사람,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떠는 사람들도 있으며,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회전목마도 있다. 워낙 넓어서 천천히 힐링하며 다 둘러 보고 싶었지만 그럼 다음 장소를 포기해야 했기에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은 뤽상부르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센터와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오르세 미술관은 19세기 이후 근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시기적으로 앞의 두 미술관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미술관의 이름은 건물의 모태인 오르세 역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며 전시 공간은 3개 층으로 나뉘어 있고 천장은 유리 돔으로 되어있어 참 인상적인 공간이다.
1870년 이전의 인상파 작품 중에 사실주의 화가인 밀레 고전주의 화가인 앵그르 등의 작품이 있었는데 단 1명의 소년만의 등장시켜 매우 간결한 작품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과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밀에의 이삭줍기 작품은 나의 어린 시절 농촌 풍경과 그리 다르지 않았음을 느끼게 했다.
또 돔 바깥쪽 공간으로는 1870년 이후의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세잔의 커피포트 옆에 있는 여인 그 외에도 고흐, 고갱 등의 작품이 있으며, 모두 교과서나 엽서에서 봤던 유명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나는 전시관을 찾을 때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으며 제목을 보지도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나만의 시각과 마음으로 보려 하는데 같은 그림을 봐도 그날 기분에 따라서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오디오 가이드는 작품을 여러 번 본 후에 작가의 의도를 더 알고자 할 때나 가끔 대여한다. 더위를 피해 전시관을 찾아 감상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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