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원 등 44명이 청각장애인의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을 요구하며 총 19박 20일간 진행한 ‘제1회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이 무사히 끝났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총 600km의 대장정을 마감하는 해단식이 끝난 후, 이번 국토대장정의 대장을 맡은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정민자(여·24·전남대 서양화과 4년)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국토대장정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일반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고 난 후 다른 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묵해 왔던 농아대학생들도 이런 국토대장정에 참여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총 600km 구간을 도보로 순례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사전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많이 후원해주고 부족한 점들을 채워줘서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물질적인 어려움보다 대장정에 사용된 차량 3대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매일 강행군을 하다보니 대원들이 발에 심한 물집이 생기는 등의 잦은 부상을 당해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모두들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부산에서 출발해 여러 지역을 거쳐 서울까지 왔는데 대장정팀에 대한 각 지역의 반응은 어떠했나?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청각장애인의 교육권 확보, 취업권 보장’이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 힘들겠다며 먹을 것도 가져다 주고 인심이 좋았다.”
마지막 종착지인 서울시청 앞 광장에 들어설 때 소감은 어떠했나?
“너무 감개무량하고 감격스러워서 그동안의 힘든 점도 모두 다 잊었다.”
앞으로도 이런 계획이 또 있는지.
“청각장애인 학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대장정 중에도 농아인 문화와 교육권확보 등에 관한 세미나를 두 차례 개최했다. 이런 세미나 외에도 젊은이들의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패기를 살려 이번 제 1회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을 1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국토대장정에 참여했던 단원들에게 한마디.
“그동안 침묵해왔던 농아대학생들이 교육권과 취업권 보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지금까지 함께 고생한 것에 대해 정말 장하다고 생각하고 모두들 수고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