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애인들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것이다.

서울시의 자립생활가정 시범도입과 장애인전환서비스 지원센터 신설을 환영한다!

더 이상 장애인을 시설에 가둘 수 없다!

지난 6월 4일, ‘다시는 시설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8명의 장애인이 시설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62일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속한 ‘탈시설과 자립생활 권리 보장’ 이행을 촉구하며 땡볕에서 비바람 속에서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서울시는 최소한의 약속을 발표했다. 바로 장애인전환서비스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한다는 것과, 자립생활가정을 시범운영 한다는 것, 장애인생활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 그것이다.

이 내용은 그동안 우리가 요구했던 13대 요구안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를 반영한 서울시의 발표를 환영한다. 이제 어떤 장애인에게도 자립생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설수용을 정당화 할 순 없다. 서울시는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는 정책을 포기하기를 바란다.

이제, 탈시설 자립생활의 창구를 열었다!

오늘 서울시가 발표한 탈시설 정책 중 「장애인전환서비스센터」, 「자립생활가정」 2가지 대책에 대하여 환영한다. 「장애인전환서비스센터」는 수십년을 외진 시설 안에 살면서 어떠한 복지정보도 권리안내도 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 자립생활의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자립생활가정」은 최고 5년까지 탈시설 장애인이 거주할 수 있는 임시주거공간으로 20가구를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서 큰 의의가 있다. 우리는 이 시범사업이 이후 주택물량에 있어 더욱 확대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탈시설 5개년 계획수립에 대한 약속이 없어, ‘주거만 제공된다면 자립하고 싶다’고 답한 500명이 넘는 시설장애인의 절절한 희망이 그저 이뤄지지 못할 꿈으로만 끝날까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이번 투쟁으로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 확보’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걸음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나, 서울시는 향후 탈시설의 전망과 년차 계획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

서울시는 활동보조생활시간을 확대하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살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했다.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살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환경 중에 하나가 활동보조서비스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정책간담회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생활시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활동보조생활시간 확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우리는 서울시가 활동보조생활시간을 확대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또한 시설에서 긴급하게 나오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주거공간 뿐만 아니라 활동보조서비를 절차에 따라 제공받기까지 일시적인 공백기간에 대한 활동보조지원이다. 서울시는 탈시설 장애인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서울시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연구한 「탈시설화 정책 및 주거환경 지원연구」보고서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이후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인 탈시설정책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더욱이 우리가 서울시의 태도에 실망한 것은 이번에 시설에서 나온 사람들의 활동보조시간을 ‘농성당사자들이며 서울시정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얼마든지 서비스를 취소할 수 있다’, ‘농성 풀 때까지는 서비스를 지급하지 않겠다’며 유보결정을 한 것이다. 중증장애인에게 활동보조서비스는 삶을 유지하는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인데 서울시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처사는 서울시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서울시가 진정으로 탈시설 자립생활의 권리를 인정한다면 과정과정에서 더욱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이제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의 작은 새싹들이 하나하나 자라고 있다. 이 새싹들이 하나의 권리나무가 되기까지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늘 서울시가 발표한 정책은 이제 시작을 알릴 뿐이다. 아직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갇힌 채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오늘의 시작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수 십년의 골방과 시설에서 보내야 했던 차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2009년 8월 4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 / 석암재단생활인인권쟁취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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