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공동체 전경. ⓒ박명주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언덕 위의 예쁜 집. 베들레헴 공동체(원장 성대현). 이곳에는 중증장애인 5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동양(60·지체1급), 김성태(43·지체1급), 권조(43·지체1급), 하준하(36·지체1급), 최영수(27·지체1급)씨 등 일명 독수리 오형제가 그 주인공. 성대현, 조영희 부부가 운영하는 베들레헴 공동체를 어느 바람 부는 초여름 날 찾아갔다.

도심 외곽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에 집이라곤 베들레헴 공동체 밖에 없지만, 조경과 집의 디자인이 마치 고급 전원주택을 연상시킨다. 이곳은 성대현, 조영희 부부가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시설에서 아무 희망이 없는 장애인들의 눈빛을 마주하고부터 가족처럼 함께 장애인을 섬기며 살기로 마음먹은 후 전 재산을 털어 실행에 옮긴 곳이다.

넓고 아늑한 이곳은 기존의 시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밝고 쾌적한 공간, 창가가 보이도록 1인 1실로 꾸민 예쁜 방, 무엇보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장애인들 모습에서 안락함과 행복이 느껴졌다. 성대현, 조영희 부부는 그동안 지역에서 주최하는 삼일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사회에 얼굴을 내미는 듯 했으나 이내 그들만의 생활에 충실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조영희 씨는 “일이 라고 생각한다면 아마 하루도 못할 것이다”라며 “내 가족처럼 같이 밥 먹고 생활하니 오히려 기쁘고 행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장애인 수가 작은 것도 아무래도 인원수가 많으면 지금처럼 직접 자신의 손으로 보살필 수 없기 때문에 문의가 와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의 독수리 오형제들은 재주가 많다, 특히 다섯 명 모두 글을 잘 써 나중에 ‘책으로도 엮어 볼까’ 생각 중이란다. 김성태 씨는 이곳에서 발행되는 소식지 편집을 맡아한다. 매일 누워서 지내야 하는 하준하 씨는 감수성이 풍부해 기성 시인도 감탄하는 시를 종종 쓴다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권조 씨는 산문에 능숙하며 제일 나이가 많은 이동양(60)씨는 컴퓨터로 후배들이 쓴 시나, 산문을 포토샵으로 멋지게 꾸며 방문객이 찾아 올 때 한 부씩 나눠 주기도 한다. 제일 나이가 어린 최영수씨도 컴퓨터를 아주 잘한다.

조영희 씨는 앞으로 심적으로 괴로운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힘을 얻어갈 수 있도록 쉼터의 공간도 겸할 생각이다.

“우리 독수리 오형제들이 희망이에요. 이들이 전하는 희망과 사랑을 함께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우리나라 시설이 베들레헴공동체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성대현, 조영희 부부의 희생이 있어 가능했겠지만. 살뜰한 보살핌을 받으며 제2의 가족으로 살고 있는 그들에게서 행복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누워서 생활하는 하준하 씨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조영희 씨. ⓒ박명주

베들레험 공동체 식구들. 맨 오른쪽이 성대현, 조영희 부부다. ⓒ박명주

[토론합시다]장애인개발원과 장애인당사자주의, 어떻게 보십니까?

*박명주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현재 포항지체장애인협회에서 회보를 만드는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