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장직에 응모한 방귀희, 이경혜, 이완우, 이용흥, 임통일 후보. 이중 이용흥 후보는 복지부 낙하산으로 반발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에이블뉴스

'복지부 낙하산 반대한다. 장애인 당사자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을 선임하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23일 나란히 성명서를 발표해 "한국장애인개발원장에 보건복가족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면서 "장애인당사자로 원장이 결정돼야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이번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 공개모집에는 원서접수가 진행되기 전부터 보건복지가족부 낙하산 의혹을 받았던 이용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 원장이 응모했다. 이씨는 5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비장애인이자 공무원 출신이다.

나머지 4명의 후보는 방귀희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장, 이경혜 부산점자도서관 원장, 이완우 나사렛대 점자문헌정보학과 교수, 임통일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장.

이번 장애인개발원장 공개 모집과 관련해 장총련은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정리한 한 공무원을 개발원 원장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들을 해 왔으며, 지금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원장 지원서를 내고 결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총련은 "심사위원 중 장애인 당사자는 3명, 나머지 4명은 보건복지가족부 국장과 교수들"이라며 "보건복지부는 그러기에 복지부의 의견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총련은 "장애인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복지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사자가 원장직을 수행해야 한다. 새 정부에 필요 없는 공무원이라 정리한 자를 개발원 원장으로 보상한다는 것은 장애인은 공무원 자리 나누기의 대상쯤으로 생각하고, 장애인은 무능하다는 무시가 깔려 있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장총도 성명을 내어 "장애인계는 개발원의 뒤 늦은 공개모집에 환영을 표하지만 공개모집이 자칫 낙하산 인사를 합법화하려는 수순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낙하산 인사를 우려했다.

한국장총은 "개발원이 정부와 장애인계의 가교 역할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낙하산 인사 의혹으로 무너진 신뢰부터 회복해야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이번 원장인사를 통해 개발원의 진정성을 증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총은 "개발원이 장애인계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적인 인사 선임을 강행한다면 장애인계는 이에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계와의 화합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장총은 "인선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추천위원회는 장애인계의 덕망과 장애인복지발전에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장애인을 개발원장으로 선임해 개발원이 480만 장애인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내부인사 4명, 외부인사 3명 등 7명으로 꾸려진 한국장애인개발원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24일부터 서류심사에 착수해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쳐 2배수 이내에서 추천자를 선정해 이사회에 상정한다.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고,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승인이 떨어지면 최종 후보자는 장애인개발원 원장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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