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적성해IL자원센터 전정식 소장이 주제발제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199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바로 중증장애인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 현재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 10명 중 중증장애인은 3명도 안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6~7년 사이 중증장애인 고용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다. 바로 자립생활센터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개최한 '자립생활센터의 역할과 근로지원인제도' 워크숍에서는 중증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의 돌파구로서의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자립생활센터, 중증장애인 1,200명 고용 가능=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지난 2006년 실시한 중증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자립생활센터 역할방안 연구에 따르면 자립생활센터는 2000년 이후 6년 사이에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센터당 평균 4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자립생활센터는 근로자의 40~50% 이상을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24일 워크숍에 주제발제자로 참석한 노적성해IL자원센터 전정식 소장은 "전국 300여 시군구에 자립생활센터가 1곳씩 생긴다고 가정할 때, 자립생활센터 자체적으로만 1,200명 가까운 중증장애인의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소장은 "차후 동료상담가나 활동보조서비스 코디네이터 등 자립생활 관련 일자리가 복지관, 병원 등 타 업종으로 확산될 것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립생활센터의 강점은 무엇인가=전 소장은 자립생활센터가 갖고 있는 중증장애인 고용의 강점으로 "자립생활센터는 중증장애인이 지닌 강점을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기에 의식적으로 중증장애인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첫 번째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전 소장은 "재가 중증장애인을 지역사회로 견인해내는 동료상담 업무는 중증장애를 갖고 고된 삶을 살아온 동료가 역할모델로서 다가갈 때 가장 높은 업무 효과성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고 예시를 제시했다.

전 소장은 두 번째 강점으로 장애 인지적 조직문화를 들었다. 전 소장은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 특히 최중증장애인의 장애특성들, 예컨데 느린 속도, 늦은 출근시간, 긴 화장실 이용, 욕창 휴가 등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서 "일반 사업장에서는 분명 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받아들일 이러한 장애 특성들을 자립생활센터는 자연스런 장애문화적 요소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립생활센터는 장기근속 중증장애인 근로자들간의 지속적 동료지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전 소장은 "일반 사업장에서 중증장애인들이 조기 퇴사하는 것은 회사내에 적응을 지지해줄 동료들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립생활센터에 입사한 중증장애인들은 자신과 유사한 동료들의 움직임을 보고 조직에 쉽게 적응할 수 있으며 업무 전반을 보다 편하고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자립생활센터의 강점은 장애 인지적 직무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 전 소장은 "지역사회 내에 업무공간이 위치하고 있어서 통근이 편리하고, 사무실이 일층이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자립생활센터는 최중증장애인 취업지원센터=전 소장은 "자립생활센터가 일상생활이 어려운 최중증장애인 전문 취업지원센터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자립생활센터는 기존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고용촉진제도와 연계해 중증장애인 취업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이미 수행하고 있는 센터도 있다"고 전했다.

전 소장은 "최중증장애인의 경우 직업재활서비스와 더불어 자립생활서비스가 같이 지원돼야 취업이 가능하다"면서 "이 점에서 광역단위의 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함께 자립생활센터는 지역 밀착형 취업지원센터로서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제시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개최된 '자립생활센터의 역할과 근로지원인제도' 워크숍. ⓒ에이블뉴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