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리 쟁탈전도 뜨겁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8차 특별위원회 토론 열기도 뜨겁지만 엔지오 참가단의 좋은 자리잡기 열기도 뜨겁다. 노트북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돼 있는 자리는 회의시

역시 '장애의 정의'에 대한 토론은 뜨거웠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8차 특별위원회 둘쨋날인 15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벌어진 '장애'의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한마디로 치열했다. 이날 토론에서 결론난 한가지가 있다면 '장애' 정의가 꼭 필요하다는 점.

일시적인 장애를 포함할 것인지, 사회적 모델을 따라야할 것인지, 장애 정의를 조약 내에서 어디에다 두어야할 것인지, 장애 정의가 모든 장애를 과연 포괄할 수 있는 것인지, 포괄적이면서도 간략한 정의는 과연 가능한 것인지, '장애인'의 정의도 포함해야하는지 등은 여전히 과제로 확인됐다.

정의 반대하던 국가들 수정제안 제시

이번 토론을 통해 '장애' 정의를 조약안에 담아야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장애' 정의를 내리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꼭 조약 안에 담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 일본, 뉴질랜드, 유럽연합 등이 장애 정의를 내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각각 의장안에 대한 수정 제안을 내놓아 사실상 장애 정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중국은 "많은 국가들이 미주 조약(Inter-American Convention)의 정의를 원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리가 정의를 내릴 생각이라면 국제적인 정의를 내려야지 지역적인 정의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정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야하고, 국제기구가 사용하는 정의도 참고해야한다"면서 "추상적인 언어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일시적 장애, 과거의 장애가 바로 추상적인 것으로 이는 삭제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일시적인 장애는 중국 대표의 말처럼 삭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각국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중국의 입장을 거들었다. 하지만 일시적이든 항구적이든 모든 장애를 포괄적으로 정의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뉴질랜드는 "우리는 과거에는 정의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많은 국가에서 정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전문에 장애의 정의를 넣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일본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가 뉴질랜드의 제안에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유럽연합도 "모든 장애인이 포괄될 수 있는 정의를 내리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정의 조항이 아니라 전문에 장애에 대한 정의를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에 대한 정의도 내려야하나

'장애인'의 정의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중국은 "조약이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의를 원한다면 장애가 아니라 장애인의 정의를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케냐는 "지난 회기 이후로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고, 정의를 내리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만 장애의 정의를 내리는 것과 장애인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다르다"면서 "장애 정의 내리는 것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파나마는 "장애의 정의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의 정의도 중요하다"면서 "장애인은 사회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의 정의를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페루는 "조약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장애와 장애인의 정의가 꼭 있어야 한다"면서 "누가 이 조약에 저촉이 되고 포함이 되는지 반드시 우리는 밝혀야 한다. 우리는 장애인이면서도 법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장애인이 아니면서 받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야" 공감대

이러한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애의 범위에 대해서는 "의학적인 기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상당한 수준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수많은 국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서 정의를 내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장애는 의학적 측면에서만 구체화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 문화 종료 교육 등의 측면도 고려해서 쉽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좀더 광범위한 정의를 내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한다'가 아니라 '포함한다'로 정리하자

이날 토론을 정리하기 위해 "장애의 정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말을 꺼낸 돈 멕케이 의장은 "우리가 길고 광범위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빠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원하는 정의가 나올 수는 없겠지만 '장애는 의미한다'라는 표현이 아니라 '장애는 포함한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특정 장애가 제외될 가능성을 배제시킬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의 정의에 대해서는 "장애 용어를 정의한다면 따로 장애인의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갖고, 워킹그룹에서 지속적인 토의를 해서 의견 차이를 좁혀야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장애 정의에 대한 비공식 협의는 16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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