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대회는 장애인의 기능 향상을 장려하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와 기업의 인식개선과 관심을 도모해 장애인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주관하는 올해 대회는 18개 정규직종, 13개 시범직종, 8개 레저‧생활기능경기 등 총 39개 직종에 전국 17개 시‧도 447명의 선수가 참가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중 7명을 소개한다.

참가선수 중 최고 연령자인 박용삼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참가선수 중 최고 연령자인 박용삼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최고령자 참가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참가선수 중 최고 연령자인 박용삼(남, 1943년생, 경북, 양복) 씨는 지금까지 지방기능경기대회에 17번 출전해 금 6개, 은 8개, 동 2개 등 총 16개의 메달을 수상했다. 하지만 5번 출전한 전국대회에서는 아직 수상하지 못했다.

전국대회에서의 반복되는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보고자 올해 6번째로 양복 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지방대회 출전은 경북협회 문경시지회의 권유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망설이기도 했지만, 양복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고 대회를 통해 자기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기에 출전을 결심했고, 양장 종목으로 참가한 첫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후 지금까지 지방 대회에서 16개의 메달을 딸 정도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전국대회 양복 종목에서는 수상하지 못해 늘 아쉬움이 있었다. 경북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생계로 인해 연습할 장소와 시간도 부족했다. 올해는 주변에서 연습할 공간을 마련해준 덕분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는 6.25 전쟁 때 친구와 길을 건너는 중 군용 트럭에 치어 한쪽 다리를 잃었고, 6살 이후 지금까지 목발을 의지해 지내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1962년 19살부터 문경에 있는 제일양복점에서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청소부터 시작해 미싱을 배우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부터 기술을 가르쳐주지는 않기에 성실하게 일하면서 하나하나 직접 배워야 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양복을 만들 수 있었다. 너무 힘들어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양복을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자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더욱 노력했다. 그런데 기성복이 시장을 점령하면서 양복점은 폐업하게 됐고, 그 역시 38년간 근무한 양복점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양복점을 그만둔 이후 대구, 경북 지역 등 일거리를 찾아다니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마땅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폐지 줍는 일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배운 양복 기술 덕분에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지방 대회에서의 수상은 도전의 즐거움을 새롭게 일깨워줬다.

“나이가 있어 건강이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수상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최고령으로 올해 전국대회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자신의 도전을 이어가는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일찍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던 황지우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찍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던 황지우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자립적인 전문 제과제빵인을 꿈꾸다=일찍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던 황지우(남, 2007년생, 전남, 제과제빵(발달)) 씨는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특수학교인 광양햇살학교에 입학, 제과제빵 기술을 배웠다. 이후 교사의 추천으로 올해 전남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 제과제빵(발달) 직종에서 1위에 올라 전국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그에게 전국대회는 첫 출전이며, 최연소 참가자다.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스스로의 성장에 보람을 느끼며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정진하고 있다.

끊임없는 노력 뒤에는 힘들 때마다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선생님들이 있다. 기술을 가르쳐주시는 김건혜‧제수연 선생님, 임효기 담임 선생님, 방과 후에 도와주신 강은주 선생님, 영암에서부터 와서 지도해주는 박종록 선생님까지.

그는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과 지지를 받아 지금 대회준비뿐만 아니라 기능 개발에 몰두할 수 있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에게 전국대회는 성적을 내겠다는 일차적 목표에서 더 나아가 기술을 개발하고, 자격증을 취득해 제과제빵사로 취업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다.

“제과제빵 분야에서 전문인력으로 인정받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어린 나이에도 사회에서 기능장애인으로서의 자립적인 삶이라는 당찬 꿈을 갖고, 대회준비는 물론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제과제빵(발달) 직종에 참가하는 최수현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과제빵(발달) 직종에 참가하는 최수현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회준비 통해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다=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조금씩 무너져 나갈 때,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던 최수현(여, 1996년생, 대전, 제과제빵(발달)) 씨도 큰 어려움을 겪고 가게를 정리하게 됐다.

오랜 기간 정들었던 가게를 정리하던 중 7년 전 대전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제과제빵 수업을 듣던 날이 떠올랐고 다시 한번 제과제빵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대전직업능력개발원 식품가공 분야에 재입학해 제과제빵을 배우던 중 대전 지방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케이크 디자인 쪽으로 깊이 배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여를 결심했다.

처음으로 케이크 데코레이션을 배웠기 때문에 낯설고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실습장에 혼자 남아 연습에 매진했다. 그 결과 제과제빵(발달) 직종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대회준비 기간을 돌이켜보며 “대회 참가 전에는 고된 연습 과정으로 심적인 여유도 없고 부담감에 대회를 포기하고 싶었으나,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내자고 조언해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끊임없이 노력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방대회 금상 수상으로 전국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그는 금상을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오늘도 열심히 훈련 중인 그의 꿈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좀 더 실력과 경력을 쌓아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싶은 그의 꿈과 함께.

바리스타(발달) 직종에 참가하는 유진수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바리스타(발달) 직종에 참가하는 유진수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비록 더딜 수 있지만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유진수(남, 2000년생, 경북, 바리스타(발달)) 씨는 ㈜이노위드에서 만 2년 이상 바리스타로 재직하고 있다.

자신이 내린 커피의 맛이 좋다고 칭찬하는 손님들에게 조금 더 좋은 커피를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라떼아트, 부드러운 크레마 추출 등 실무능력을 쌓아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그에게 경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는 사업체 ㈜이노위드와 협의를 거쳐 퇴근 후 시간대를 활용할 수 있는 재직근로자 능력향상훈련을 제공했다.

재직근로자 능력향상훈련을 통해 바리스타 심화훈련 과정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해 영남권 발달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바리스타 직종에 출전했고,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탈락이라는 결과에 좌절하기보다는 대회에 함께 출전한 동료가 입상 후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차년도 대회를 미리 준비, 올해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결실을 맺었다.

대회 준비 기간 동안 꾸준히 노력하며 라떼아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 업무 전문역량을 향상 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기 가산점 획득을 위해 연습한 친절한 목소리, 표정 등은 우수한 서비스 태도로 이어져 소속 회사와 고객들로부터 더욱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두 차례의 대회준비를 통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대회가 자신의 인생에 준 여러 깨달음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CNC선반 직종에 참가하는 맹솔찬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CNC선반 직종에 참가하는 맹솔찬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생동감 넘치는 삶을 위해 CNC선반 분야 ‘첫 도전’=맹솔찬(남, 1996년생, 일산, CNC선반) 씨는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일반학교에 진학했고, 대학에서도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거쳐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나 특별한 기술이 없어 얼마 다니지 못하고 여러 회사를 전전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예전부터 자신이 무엇을 좋아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져 미래를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부터 프라모델 및 기계조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전공과는 무관한 분야인 기계 쪽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대학을 졸업했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배움에 시간을 투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보았다. 이를 계기로 일산직업능력개발원 청각훈련처 기계분야에 입학했고, 기계가공 기술자가 되기 위해 편도 1시간 이상의 장거리를 매일 통학하며 훈련에 전념했다.

하루하루 새로운 기술들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모르는 것은 질문을 통해 해결하고 간혹 질문 후에도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은 방과 후 시간에 남아 선생님과 함께 복습하며 기술연마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올해 9월 전국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선생님의 지지와 격려 속에서 참가를 결정했다.

현재 그는 전국대회 입상을 목표로 5월부터 기계분야 선생님들과 대회 연습 계획을 수립했고, 과년도 기출문제와 응용문제를 하나씩 풀어보며 새로운 마음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순간,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목표 달성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끈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늘 같은 자리에서 응원해주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도해주시는 선생님과 연습결과가 좋지 않아 낙심하고 있을 때마다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같은 과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3D프린팅 직종에 참가하는 박장운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3D프린팅 직종에 참가하는 박장운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끊임없는 도전으로 여러 분야 섭렵, 인생 제2막 준비=박장운(남, 1984년생, 전남, 3D프린팅) 씨는 “장애는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느린 것뿐이다”라는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누구보다 성실히 노력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복지기관, 한국저작권보호원 등에서 사무 행정 보조업무를 맡아 근무했고 현재는 전남직업능력개발원 기계분야에 입학해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후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으며 재활에 집중했다. 재활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으로 이때 길렀던 끈기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컴퓨터 활용, 솔리드웍스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했다.

컴퓨터 직종과 관련된 공부를 하다 보니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전남직업능력개발원 기계분야에 입학해 3D프린터운용기능사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배운 3D프린팅 기술은 낯설고 어려웠지만, 선생님의 격려와 칭찬을 받으며 자신감이 생겼고 전국대회 출전도 과감하게 결정했다.

“이번 도전에서 입상을 하거나 금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기술을 배우고 익혀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 등을 느끼는 것 자체로도 큰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는 전국대회에서도 도미노를 쌓는 과정을 즐기면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전자출판 직종에 참가하는 김민지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자출판 직종에 참가하는 김민지 선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새롭게 도전하는 전자출판 직종, 세상 편견 깨는 의미 있는 도전=바리스타로 근무하던 김민지(여, 1994년생, 경남, 전자출판) 씨는 코로나 19로 인해 다니던 직장이 어려워지면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원래 관심이 있던 컴퓨터 디자인을 배워보기로 하며 기회의 순간으로 바꿨다.

처음 도전하는 분야였지만 학원에 다니면서 열정적으로 배웠고, 관련 자격증으로 GTQ, GTOi(일러스트), GTQid(인디자인),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를 취득할 수 있었다.

특히 실력을 평가하고 경험을 쌓기 위해 올해 경남 지방기능경기대회 전자출판 직종에 참가, 금상을 수상했다.

“참가하는 그 자체로 배움에 대해 동기부여가 됐고, 좋은 성과를 내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장애인도 강한 의자와 열정이 있다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세상의 편견을 깨는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는 그가 전국대회에서 증명해 보일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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