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비대면 금융 접근성은 장애인이 은행 계좌, 신용, 보험, 투자와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의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대면 금융 접근성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경제적 기회를 높이고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는 장애당사자에게도 예외일 수 없으며, 오히려 장애인의 자립과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데 비대면 금융 서비스 접근성은 더욱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은 금융 서비스 접근에서 여러 장애물에 직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물리적, 디지털, 사회적 차원에서의 장애로 나눠 볼 수 있다.

물리적 장애는 장애인당사자에게 대표적인 접근성 부족 분야로 금융 서비스 이용에서 금융기관의 접근 이용이나 ATM 등 은행 자동화기기의 이용 불편이 그것이다.

필자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사례로 거주지 인근의 지방은행점포가 1층은 ATM 부스로 2층은 대면 창구의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대면 업무를 위해서는 2층에 위치한 은행 객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계단 이외의 다른 접근수단이 없어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 등의 접근이 불가능했다.

보편화된 장애인을 위한 금융 자동화 기기. Ⓒ 김경식
보편화된 장애인을 위한 금융 자동화 기기. Ⓒ 김경식

디지털 장애는 디지털 기술이 금융 서비스 제공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장애인은 종종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각장애인 고객의 경우 스크린리더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금융기관의 웹사이트나 앱을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은 이미 여러 장애인당사자 및 장애인 단체 간의 분쟁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사회적 장애는 장애인이 제공자로부터 비대면 금융 서비스 등에서 다양한 차별을 받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금융 서비스 접근성의 미비로 신용 평가, 대출, 보험 등에 있어 각종 서류작성 등에서 정당한 편의 제공과 비장애인 위주의 절차 고수 등으로 야기되는 불합리한 차별 또한 심심찮게 이슈화된 바 있다.

아울러 불과 얼마 전까지 장애인당사자를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근거로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각종 보험 상품의 가입을 거부하고, 이의 시정을 권고하는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별적 정책을 고수해 장애계의 공분을 자아낸 것도 현실이다.

다행히 근래 대형 보험사에서 몇몇 가지 장애인당사자도 가입이 가능한 보험 상품이 출시되긴 하였으나, 장애인의 요구에 비해 그 내용이 미비한 것이 필자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금융접근성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 기관들이 물리적인 접근성을 개선하고,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기반으로 활용되는 금융 관련 앱이 장애인에게 접근가능하도록 하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신용 평가나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차별적 조치를 금지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금융 서비스의 이용에 있어서, 장애인의 대면과 비대면까지를 포괄하는 금융접근성 개선 촉진, 보장하기 위해 관련 법률과 정책을 도입하고 시행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관련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몇 해 전부터 무점포 비대면 개념의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반의 은행이 생겨나 어느새 우리의 금융 및 경제 생활에 주역으로 역할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터넷 기반 금융 플랫폼의 경우 최근의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의 보편화 등으로 인해 그 이용이 급격히 증가한 측면이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반의 비대면 무점포 개념의 은행은 가입과 이용에 있어 웹사이트와 앱의 이용을 필수로 하는 까닭에 장애인 이용자의 경우 대면 금융 접근성 구비는 물론, 스마트폰과 인터넷 그리고 각종 비대면 자동화 금융기기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의 이용과 전화 등으로만 이루어지는 고객상담 등의 과정에서 접근성 보장 측면의 편의 제공이 선결 조건일 것이다.

인터넷 은행의 이용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인증절차의 경우, 일부 장애유형이나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단계 인증 과정, 복잡한 비밀번호, 보안 토큰 등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장애인이 경험하게 되는 불편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러한 불편함은 디지털 리터러시의 부족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데 일부 장애 유형과 특히 노령 장애인들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인터넷 뱅킹이나 다른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불편은 어쩌면 필연적인 구조적 문제라 생각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현대 사회에서 보편화된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일컫는 것으로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키오스크를 포함한 각종 무인자동화기기 등의 다양한 디지털 장치를 원활히 사용하고, 웹 브라우징, 소셜 미디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정보 검색, 데이터 관리 등의 디지털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이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내용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금융을 포함한 일상생활과 업무, 교육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부족한 경우 정보에 접근하고 이해하며 효과적으로 소통, 비대면 금융 등의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주요 요소로 기술적 능력을 들 수 있다. 디지털 기기 및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하는데, 이는 컴퓨터, 키오스크를 위시한 각종 무인화기기의 조작, 앱 사용, 파일 및 폴더 관리, 인터넷 검색 등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정보 검색과 평가 능력은 PC,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그 정보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능력이 필요로 한다. 허위 정보와 진짜 정보를 구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판단하는 능력은 가짜뉴스 논란 등으로 정보가 넘쳐나는 현시대에서 중요한 능력으로 여겨진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이메일, 소셜 미디어, 메신저 등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라인 예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이해도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데이터 관리 능력은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를 생성, 저장, 편집, 백업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파일 및 폴더 구조를 유지하며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방법을 가져가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비대면 금융과정에서 요구하는 복잡한 인증절차 등의 여기에 속하며, 그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 해결과 창의성은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법과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프로그래밍과 컴퓨팅 사고도 이러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연령, 교육 수준, 직업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장애인, 노령층 등의 대표적인 이용약자를 위한 교육, 이용편의를 위한 고려, 시스템적 접근 또한 필수적인 부분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보이스피싱 등을 방지하고자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금융 거래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으로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2차 본인인증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이 장애인 등 이용약자에게 2차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기존의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 이용의 불편함에 덧붙여 스마트폰 또는 이메일을 통해 전송된 일회용 인증 코드를 읽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청각장애인은 스마트폰 음성안내의 형식을 활용한 2차 본인 인증은 근본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한 인증수단이 보편화된 상황에 놓여 있다.

지적장애 또는 학습장애를 지닌 이용자의 경우, 2차 본인 인증 절차는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울 수 있어 이해하고 따르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기관들은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고려한 대체 인증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증 코드를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와 호환되는 시스템, 텍스트 기반의 인증 방법,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단순화된 시스템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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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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