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스틱을 물고 글을 씁니다. ⓒ김영주

안녕하세요. 이명박대통령 당선인님! 우선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9년전 퇴근길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라는 중증의 장애인이 된 김영주라고 합니다.

평범하고, 건강했던 27살의 나이였습니다. 직장에서 업무가 많아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늦은 밤 퇴근 길에 동료의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동료 또한 무리한 업무탓에 피곤했는지 그만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말았고, 그 이후 저는 목의 신경손상으로 인한 전신마비라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생사를 헤메이며 3개월의 중환자 생활과 1년여의 재활치료를 받고, 퇴원후 집으로 왔을 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안에서 평생을 보내야 한다는 외로움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그 방을 탈출(?)하고자 갖은 노력과 사투를 벌였고, 노력한 결과 2003년 12월 새로이 직장을 다니게 되어 현재까지 열심히 일하며 그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사연을 서두로 대통령 당선인님께 전해 드리고 싶은 말은 저와 같은 중증장애인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해드려서 앞으로의 정책에 반영해 달라는 간절한 희망에서 입니다.

대통령 당선인님은 70~80년도의 어렵고, 힘든 시간속에서도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아서 현재의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셨습니다. 그것은 비장애인들에게 노력을 통한 꿈과 희망이 있다면 누구든지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의 현실은 어떠한지요?

70~80년대 보다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노예생활의 빈번한 노동착취와 시설에서의 구타, 횡령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그런 현실속에서 오늘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복지관에서 쫒겨난 장애인 야학생들이 오갈데가 없어서 천막을 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해서 글정도는 알아야 취업을 하고, 취업을 해야 그나마 먹고 살 수 있는데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취업을 하고 싶어도 받아 주는 곳이 없는 게 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의 현실입니다.

저 또한 어렵게 취업은 하였지만 혼자서는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보니 활동보조인을 고용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5년째 일을 하면서 활동보조인에게 지급한 월급만 해도 오천만원이 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고용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방안에 갖혀 지내는 것이 싫어서 그래서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아서 한달 번 월급으로 활동보조인 월급을 주고나면 남는 것도 없지만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년 6월부터 많이는 아니지만 활동보조인제도가 시행되어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겨서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텔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도 연로하셔서 하루 하루 저를 돌보는 것을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며 제가 아무리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도 결국에는 시설로 들어가 살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님!

기존의 장애인복지예산을 보면 매년 편성되기 무섭게 선심성 예산으로 치부되어 삭감대상의 1순위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를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정책은 많이 늘어났지만 그것을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들의 현실은 무학과 무직으로 인한 생계적 어려움으로 집밖을 나서기 어려우며, 그래서 결국은 장애인 시설의 확충으로 이어져 수용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시설에서 1년동안 한사람의 장애인을 돌보기 위한 예산은 대략 800~1000만원의 예산이 든다고 합니다. 그것은 시설이 확충될 수록 수용되어지는 장애인이 늘어나고, 수용되는 장애인들이 늘어날 수록 예산도 쏟아부을 수밖에 없으며, 장애인이 이용하지 않은 편의시설과 정책은 무용지물로 전락되어 결국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선심성 예산으로 치부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현실이기에 현재 선진국에서는 장애인 시설을 시설이 아닌 주거형태로 바꾸고, 시설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그 장애인에게 맞는 학업과 맞춤형 취업으로 사회에서 자립하여 살아 갈 수있도록 정책과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신마비라는 중증의 장애로 활동보조인을 고용해서 지난 5년간 직업을 가지고 활동함으로써 충분히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님!

기존의 산업화 사회에서는 장애인이 무능력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 서비스산업을 요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것은 장애인도 육체적인 노동이 아닌 정신적인 노동으로도 얼마든지 일하고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하게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남과 다른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장애로 인한 장애를 비장애인과의 동등한 조건을 사회적 환경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동등한 교육과 동등한 취업의 기회로 사회에 참여해서 당당하게 장애인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쳐서 대통령 당선인님께서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성공하세요"에 동참하도록 해주십시요.

아시는지요. 장애인에게 동등한 조건이 주어진다고 해도 비장애인보다 두배, 세배 노력해야 꿈을 이루고 성공한다는 것을요. 그러나 두배, 세배 힘들더라도 장애인도 꿈과 희망이 있는 사람이고, 인간이기에 도전하고, 성취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께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훌륭한 정치를 하시는 대통령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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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현재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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