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인화학교 성폭행 피해자 측이 불공정한 재판 진행을 이유로 낸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심리가 열렸다.

광주고법 형사 2부(장병우 부장판사)는 3일 오후 334호 소법정에서 재판부 기피신청 심리를 열고 피해자 측 변호사와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의 입장을 들었다.

피해자 측 이명숙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법 형사 1부)가 범죄구성 요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신상에 관한 질문을 반복하고 피고인의 변호인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무죄를 예단했다"고 주장했다.

임신 7개월인 피해자와 공황장애 등으로 직장까지 그만둔 목격자를 증인으로 세우기로 한 결정에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장 부장판사는 피해자 측의 기피신청이 유효한 것인지, 형사 1부가 기피사유에 해당하는 재판 진행을 했는지 판단해 오는 13일 예정된 공판에 앞서 담당 재판부를 바꿀지 결정할 방침이다.

장 부장판사는 다음 공판에서 변호인이 기존 재판부에 정식으로 이의제기해 볼 것을 권유했지만 변호인은 기존 재판부에 대한 형사 고소, 대법원 윤리위원회 제소, 인권위 진정 등을 거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형사소송법에는 피고인과 검찰만이 기피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 원칙적으로 피해자 측은 검찰을 통해 기피신청을 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를 보호하는 취지와 법 정신을 고려해 법원에 직접 기피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신청 자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데다 성폭행 가해자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의 구속 기간(항소심 최장 6개월)이 내년 1월까지여서 법원이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재판부 변경 시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심리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을 풀어준 상태에서 재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피신청 재판은 변론이나 심문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관심을 끈 사안인 데다 피해자, 법률 조력인 등과의 소통을 위해 법원은 이날 심리를 공개했다.

김용헌 광주 고법원장도 심리를 방청했으며 심리 후에는 대책위 관계자 등과 면담하기도 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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