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캐나다>=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노르딕 스키의 여성 국가대표 1호 서보라미(24.대한장애인스키협회)가 2010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에서 주종목 기록을 13분이나 단축했다.

서보라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패럴림픽 파크에서 벌어진 여자 크로스컨트리 5㎞ 좌식스키에서 21분46초4를 기록해 14위를 차지했다.

온 얼굴에 환한 미소를 담고 설원을 씩씩하게 찍으면서 달렸고 13위보다 5분이나 늦게 결승선을 끊은데다 꼴찌에서 두 번째로 들어온 덕분에 관중의 격려 박수갈채까지 받았다.

출전에 의미를 두기로 한 경기였지만 완주까지 해냈고, 특히 작년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거둔 기록인 34분대보다 무려 13분을 앞당겼다는 것이 주목된다.

서보라미는 "첫 경기에서 스키가 부러지는 바람에 완주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서 달렸기 때문에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절에 가서 불공을 드려서 잘 탄 것 같다"며 "엄마랑 어제 전화했는데 신문사에서 불공드리는 사진도 찍어갔다고 하더라"며 즐거워했다.

그는 지난 15일 첫 경기이던 크로스컨트리 10㎞에서 언덕을 내려오다가 넘어졌고 스키까지 부러지는 바람에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여성 국가대표 1호로서 올림픽 완주의 의미를 운운하는 말이 나오자 서보라미는 살짝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올림픽에 남녀가 따로 있느냐"면서 "선수라면 목표가 모두 같은 것이기 때문에 여성 국가대표 1호라는 말 같은 데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한국 선수단은 서보라미가 현재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머지않아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호 노르딕 스키 감독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지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10년, 15년을 해왔기 때문에 한계점에 도달한 선수이지만 서보라미는 이제 시작"이라며 "정식 훈련을 겨우 1년 했는데 기록이 이만큼 단축되고 있으니 4년 뒤에는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보라미는 고교 시절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하반신이 마비된 선수다. 쾌활하고 당찬 성격이 항상 주위를 즐겁게 한다. 하계 종목으로는 휠체어 럭비를 했지만 스키에 전념하기 위해 작년부터 럭비 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jangje@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