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말하는 애착에 사람이 없을 수는 없다 ⓒ출처 한국데이터진흥원. 그림 서진달.

오늘도 어김없이 손에 꼭 쥘 만한 물건부터 눈뜨지 마자 찾기 시작한다.

숟가락, 칫솔, 막대 종류처럼 손에 맞는 하나만 있으면 이제야 안정감을 찾는다.

사물보다는 사람을 찾고 사람에게서 안정감을 얻는 것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애착’이라 한다.

발달 지연 아이들이 치료를 받는 초기에 특정 사물에 대해 ‘대물애착’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사람에 대해 정서적 안정감 보다는 사물에서 오는 감각적 안정감을 우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애착을 갖기 위해 담요나 인형 등 포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시작된 서구적인(?) 애착 발달 과정이 나는 항상 탐탁치 않았다.

물론 결론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착이 발달하겠지만 주경로를 이탈하여 위험한 지름길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발달 지연 아이들에게 그런 혼란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대물 애착’이 굳어지면 새로운 장소에 가서도 만져보며 탐색하려 손을 내 밀 때 제한적이게 된다.

굳이 애착 물건이 없어질 때 불안해야 한다.

나중엔 애착 물건이 없어져서 불안한 것도 불안함을 가중 시키는데 한 몫을 하게 된다.

애착은 무섭고도 힘이 있어서 정확하게 애착을 맺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도 언젠가는 이 기적의 경험(인물 애착)이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 시점이 늦어질수록 불안함은 깊어지고 넓어진다.

오래 걸려도 돌아가지 말자.

애착에 지름길은 없다.

애착에 사람이 없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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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칼럼리스트
현재 나너우리사회성연구소 대표직과 양천어린이발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사회성 그룹언어치료 전문가이기도 하며, 발달장애아의 생애주기별 사회적 어려움을 풀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사회성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교사와 부모를 대상으로 즐거운 언어지도에 대한 강의를 다니기도 한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달장애아의 사회성에 대한 편견을 글로 하나씩 풀어보면서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여 우리가 되는 세상을 꿈꿔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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