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추련은 지난 16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제2차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인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가 지난 16일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제2차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인정 촉구 결의대회’를 갖고 또 한 차례 국가인권위를 압박했다. 장추련은 이날 결의대회 후 인권위 12층과 13층으로 이동해 인권위 조영황 위원장 면담을 요구하며, 2시간여 가량 기습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부 눈치 보는 국가인권위원회, 변해야 한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송성호씨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중에는 누구나 쉽게 차별이라고 인식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사회적 차별금지법에 장애인차별에 대한 전문성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별도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정책실장은 “인권위는 입법, 행정, 사법부에서 독립된 중립적인 기구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 인권위는 예산을 운운하고,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 권력이라는 햇빛아래 서고 싶어 하는 기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제 인권위는 변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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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의대회에서 장추련은 '규탄 국가인권위원회'라는 리본이 달린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에이블뉴스>

장추련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권위는 일원화된 차별시정업무를 위해 장애차별팀, 여성차별팀 등 4개의 팀으로 개편했지만 장애차별팀의 전문인력 배치나 업무역량으로는 특수성을 내포하고 있는 장애인차별을 해결할 전문성과 다양성 그리고 지속성을 갖출 수 없다”며 별도의 차별시정 기구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장추련은 “단일화 또는 통합된 차별시정기구의 형태에서는 차별요소들 간의 서열화 현상으로 인해 장애인차별은 이중차별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차별시정의 통합적 기구로 장애인인권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우리 장애계는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추련, 별도 법과 시정기구에 대한 인권위의 명확한 입장 필요

결의대회 후 장추련 소속 40여명은 인권위 13층 조영황 위원장실 앞과 12층 곽노현 사무총장실 앞으로 이동해 인권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며 즉석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인권위 인권연구팀 정영선 팀장 등 4명이 장추련 측에 면담을 요청해와 인권위 11층 농성장에서 면담이 진행됐다.

장추련은 결의대회 후 인권위 12층, 13층 복도를 점거하고 조영황 인권위원장 면담을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인권위 인권연구팀 정영선 팀장은 “지난 주 열린 차별금지법제정특별위원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인정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별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입장 표명 시점은 차별금지법안이 전원위원회에서 확정된 이후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정 팀장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안은 오는 6월 12일 전원위원회에서 의결안건으로 상정될 예정. 정 팀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전원위원회에 차별금지법안을 논의안건으로 상정해, 차별특위 결정사항을 보고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추련은 ‘차별금지법제정특위의 결정내용이 전원위의 확정을 받지 않았고, 또한 별도의 차별시정기구 설치 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권위가 우리의 요구를 완전히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장추련 대표단은 “차별금지법제정특위에서 장차법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결정해도 이것이 전원위원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인권위원장을 만나 인권위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하고 싶다”며 조영황 위원장의 면담을 요청했다. 인권위측에서 위원장 면담 여부를 결정해 통보하기로 약속했으며, 장추련은 12층, 13층 농성을 풀고 이날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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