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는 장애인 스포츠 중에서 유일하게, 장애인 혼자 하는 종목이 아니고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종목입니다. 그래서 화합이 중요하죠. 통합을 보여주는 스포츠죠.”

휠체어 댄스스포츠를 할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 말이다.

그리고 대회 개회식마다 전국 회장의 개회사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장애인댄스스포츠는 장애인의 신체적 정신적 자립심 도모, 자립심 고취, 사회성 발달,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 효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과연 그럴까? 댄스스포츠를 하면서 그런 효과가 있는지 나는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5년 동안 휠체어댄스를 해 본 결과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다.

댄스스포츠는 라틴과 스탠다드로 나뉘는데 라틴 다섯 종목, 스탠다드 다섯 종목이 있다. 댄스용 휠체어는 환자용 휠체어와는 생긴 것부터 다르다. 바퀴가 안정감 있게 사다리 모양이고 앉으면 몸에 딱 맞았고 뒤에 손잡이도 없고 날렵해 보인다.

댄스스포츠를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한다. 몸통 돌리기, 목 돌리기, 허리 굽히기, 팔 뒤로 젖히기. 정말 다양한 동작으로 준비운동을 하는데 그 동작이 30가지도 넘는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다치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인데 앉아서 하는데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냐고 물어볼 수 있다. 앉아서 하는 것이지만 라틴종목의 경우, 몸을 급격히 움직이는 동작이 많아 꼭 필요하다.

나는 댄스를 시작한 초창기에 팔을 벌리고 목을 돌리다가 손가락 끝이 찌릿, 하는 전기가 올라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병원에 가보니 목디스크라는 것이다. 이후로는 조심하며 운동했지만 앉아서 하는 운동이라도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휠체어댄스를 하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날 수 있는데 조심해야 한다.

나의 경우, 휠체어가 넘어진 사고가 몇 번 있었다. 휠체어 뒤에 보조 바퀴가 없는 휠체어를 타다가 뒤로 넘어가 다칠뻔한 사고가 있었다. 머리는 땅에 부딪히지 않았지만, 만약 머리 부분에 위험한 물건이 있었다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문턱 정도는 쉽게 지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빠르게 지나가다가 턱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진 적이 있었다. 다행히 손으로 땅을 짚어 큰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조심해야 한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만 잘 추면 되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잘 조화롭게 보이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지므로 자연스러운 화합이 중요하다.

그리고 서로 간에 이해와 협력이 중요한데 상대방의 동작만을 지적하다 보면 화합은 되지 않고 상처만 주고 춤이 즐겁지 않고 괴로운 것이 되고 만다.

나는 상대방의 잘못된 동작이 보이고 이것을 지적하고 싶겠지만 자신의 동작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그렇다면 상대방도 역시 마찬가지로 나의 동작을 지적하고 싶을 것이다.

내 눈으로 보는 모습과 영상을 통해 보는 모습은 다를 수 있다. 객관적인 영상을 통해 분석하고 서로 의견을 나눠야 한다.

휠체어 댄스스포츠가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것도 맞다. 3시간 정도 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집에 가면 식욕이 돋고 밥이 맛있어진다. 1주일 업무를 하다가 댄스 시간만 기다려지고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도파민이 분비되는 경험을 맛보았다.

댄스스포츠는 댄스인가, 스포츠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나의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답변해 보겠다.

“댄스이기도 하고 스포츠이기도 하지.”

“너는 한국 소년인데 한국인이니, 소년이니?”

“한국인이기도 하고 소년이기도 하지.”

“그거랑 똑같아.”

“하하하 이해가 팍팍 오네.”

정말 그 설명이 아주 적절한 설명이었다. 댄스스포츠는 댄스이기도 하고 스포츠이기도 하다.

“장애인댄스스포츠는 장애인의 신체적 정신적 활력, 사회성 발달,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 효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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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 후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하여 19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후,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했다. 출간 시집으로 『다락방으로 떠난 소풍』, 『그대에게 가는 의미』가 있고, 동화 『큰 나무가 된 지팡이』, 『아빠는 슈퍼 로봇』, 장편 소설 『시인, 조폭』 이 있다. 제1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1991), 구상솟대문학상(2014), 대한민국장애인예술문화대상(2022)을 받았다. 현재 브랜드 이름짓기, 디자인, 출판기획, 문예창작 강의 등을 하며 문화유목민처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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