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장애학포럼 제2세션은 “정책-방송 및 미디어의 접근성과 관련 정책”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장애인 예술연구소 방귀희 소장은 2022년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장애인역을 장애인이 직접 하지 못한 점(크리핑 업, cripping up)을 지적했다. 흑인 연기를 백인이 한 것(화이트 워싱, White washing)과 같다고 했다. 2020년 4월에 방영된 “우리들의 블루”에는 정은혜 발달장애인 화가가 직접 출연했다. 2023년 4월 베리어프리 연극 “틴에이지 틱”의 주인공은 뇌성마비 배우 하지성이 출연하여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했다.

외국의 경우, 장애인이 직접 출연한 시초는 1987년 개봉된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의 청각장애 배우 말리 매트린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89년에 개봉한 영화 “레인맨”에서는 자폐증 연기를 더스틴 호프만이 맡아 호평을 받았고, 발달장애인이 직접 출연한 것으로는 199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제8요일”로 파스칼 뒤켄은 다운증후군 발달장애인이었는데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022년 개봉한 영화 “코다”에서는 청각장애 배우 트로이 코처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 출연한 저신장장애 피터 딘클리지는 에이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미디어에 장애인 당사자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서 문화접근성에 대해 발표를 이어나갔다. 2021년에 제정된 “문화기본법”에서는 신체적 조건에 관계 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여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고 정하고 있다는 법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2020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의 89.4%가 문화활동으로 주로 TV 시청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양식의 접근성이 미진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방송 접근성은 1997년 주창되기 시작해 2011년에 의무화되었는데, 방송법 제69조 8항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TV를 켜고 꺼는 것은 가능하지만, 화면 안내는 하지 못하고 있으며, 웹으로 미디어를 시청하기에는 접근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OTT 서비스는 넷플렉스는 로그인, 검색기능, 동영상정보, 동영상시청, 설정변경 등이 불편하지만 이용은 가능했고, 웨이브는 설정변경이 되지 않고, 티빙과 왓차는 동영상시청과 설정변경에 접근이 되지 않으며, 안드로이드가 아닌 IOS에서는 모두 검색기능과 동영상치시청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서 음성-자막변환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화면해설 플랫폼 구축을 언급하고 있는데, 수어방송 의무는 5%에서 7%로 증가, 화면해설 재방송은 30%에서 25%로 줄이고, 장애인방송 송출시간을 현재의 770,000시간에서 2027년에는 870,000시간으로 확대한다고 정부 방침을 소개했다.

kbs 시청료 분리징수 정책으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을 방송은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일 것이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베리어프리 프로그램에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것에 장애인 출연도 포함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 보도의 태도에서 장애인 관련 보도는 미담사례 중심에서 장애인이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당장 만나‘의 신홍윤, 밀알복지재단 “썰준’의 안승준과 이원준, ‘함박 tv”의 함정균, ’위라클‘의 박위, ’원샷 한솔‘의 김한솔, ’우리 정인이‘의 박정인(시각장애인의 화장술 뷰티 크리에이터), ’굴러라 구르님‘의 김지우(장애인 여성상) 등도 소개했다.

조지 거브너의 배양이론을 인용하여 “대중매체에서 동일 메시지에 대한 노출은 계발 효과를 가지거나 보편적 세계관, 보편적 가치관을 생산한다”며, 장애인 방송제작전문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하고, 장애인 에술 플렛폼 구축과 미디어를 통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활용도 언급하였다.

대만의 농인과 난청인복지진흥회 치양 위원은 수어 비사용 세대의 청각장애 및 난청인의 정보접근에 대하여 발표를 하였다. 1975년부터 대만은 청각장애인의 통합교육을 시작했으며, 1985년에 인공와우 수술이 도입되었고, 현재는 정부의 전액 지원으로 시술되고 있다. 이런 결과 수어 사용 청각장애인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2012년부터 신생아 청력종합검진도 의무화되면서 청각장애의 조기발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청각장애 및 난청인의 90% 이상이 수어를 알지 못하며,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실시간 문자통역 기술 발달과 2015년 장애인권리보호법에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담겨졌다. 2019년 인공지능과 문자통역사가 함께 하는 대선 공개토론회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보 평등을 위한 과제로 정부에서는 자막보다 수어를 강조하며 예산부족과 오타문제로 자막 서비스의 수용이 배타적이며, 기술적 측면에서도 동음이의어의 자막은 의미 전달의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은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중국 대표 홍콩대학교 법학부 딩팡 교수는 “중국 미디어 접근성의 인식 제고와 법적 권한”을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중국은 개정된 무장애환경건설법에서도 숙박시설 접근성과 미디어 접근성이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는 장애 주류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사회적 모델에서 미디어는 장애정체성을 확립하게 하므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하여 장애 커뮤니티 연대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의 접근성은 그래픽의 텍스트 접근, 인공지능 강화 카메라 기술, 음성과 텍스트와의 상호작용으로는 위쳇 읽기, IOS 음성읽기, 안드로이드 토크백, 제스처 인식 기술로는 아이워치, 줌, 페이스타임, 비전프로 등등 발전하고 있지만 읽기 쉬운 버전은 없다고 꼬집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장애인의 동등한 프라이버시를 엄격히 존중하고, 제품, 서비스 마케팅 광고에서 차별 없이 접근할 권리가 보장되고, 장애인의 동등한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기술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작동되어야 한다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관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면서 문화행사부터 시작하여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언론의 고정관념을 비판하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소송을 진행해 나가야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 대표로 일본장애학회 준 이시카와 회장은 사정상 내한을 하지 못해 영상강의로 대체하였다. 1990년 미국 장애인법에서 접근성을 다룰 시절에는 인터넷이 없었고, 1998년 개정을 통해 508조에서 접근 가능한 장비의 조달의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어 이러한 실효성을 다른 나라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2020년 개정한 장애인정보접근성증진법에서 다루는 접근권은 원칙일 뿐 강제성이 없고, 조달의무화도 없다. 일본에서는 무인역사의 접근성 문제와 스크린도어 의무화가 논의 중이며, 방송접근성을 위한 조치, 웹사이트 접근성 운영지침, 전화중계서비스 등의 실적도 있다고 했다.

민간기업의 모바일 접근성을 요구하는 조치도 있고, 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도 있다. 하지만 미국처럼 조달의무화 조치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하였다.

1979년에 창간하여 2017년에 폐간한 장애인 이슈 종합잡지 “바람처럼 마을로 나가자”의 운동처럼 앞으로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인내심을 가지고 산들바람처럼 계속 움직이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일 거라고 결론지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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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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