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수년 전부터 인터넷 복지 카페에서 운영진으로 있으면서 장애인, 노인, 한부모, 차상위, 기초생활보장 등 취약계층이 ‘몰라서 못 받는’ 복지에 대한 상담을 해왔었다.

이런 저에게 어떤 장애인이 “소득은 적지만 재산은 좀 있는데, 저소득층 대상 복지서비스를 받기 가장 유리한 지역은 어디인지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작년까지만 해도 “강화도(인천광역시 강화군)로 이사 가시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만, 올해부터는 “경기도 내 부동산이 가장 저렴한 곳의 좋은 집을 구매해서 이사 가시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라고 답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나라 저소득층 복지제도(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한부모가족지원,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등 저소득층 대상 14개 복지 등)에서는 "기본재산액"(보장가구의 기본적 생활 유지에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으로 소득환산에서 제외되는 재산가액) 공제가 오랜 기간 3단계(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 1일부터는 기본재산액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서울/경기/광역·세종/그 외 지역 4단계로 변경되었고 기본재산액 자체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기본재산액을 넘는 재산을 가졌다면 재산에서 기본재산액을 뺀 차액에서 ‘재산의 종류’별로 아래와 같은 ‘소득환산율’(각 복지제도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기초생활보장법을 기준으로 기준 소개)을 적용하여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산정합니다.

같은 액수의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주거용재산(보장가구원이 실제 주거하고 있는 부동산)이 일반재산이나 금융재산보다 훨씬 낮은 소득환산율(월 1.04%)을 적용받습니다. 또한 금융재산과 달리 부동산은 시장가격이 아닌 그 보다 낮은 공시가격을 적용하게 되므로 재산의 종류에 따라 주거용재산이 가지는 이점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물론 주거용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낮은 소득환산율이 무한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4단계별로 주거용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최대 한도액수도 정해져 있습니다. 주거용재산의 공시가격이 이 한도를 넘게 되면 그 초과액수에 대해서는 일반재산 환산율(월 4.17%)을 적용받게 됩니다.

여기까지의 설명을 듣고 나면 ‘경기도보다 서울의 기본재산액과 주거용재산 한도액이 더 높으니 경기도보다는 서울에 거주하는 것이 재산의 소득환산액 계산에서 더 유리하지 않나? 왜 서울이 아닌 경기도를 추천하는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드실 수 있습니다.

서울도 그 안에서 편차가 크긴 하지만 서울에서 가장 부동산이 저렴한 동네도 서울에 적용되는 기본재산액(1.2억원)이나 주거용재산 한도액(1.72억원)으로는 반지하·옥탑방·고시원·쪽방 정도만 면하는 주거환경의 부동산 매매가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반면 경기도의 적당한 지역(큰 시(市)가 아닌 작은 시나 군(郡) 지역)을 찾아보면 경기도에 적용되는 기본재산액(0.9억원)이나 주거용재산 한도액(1.51억원)정도로도 지상의 적당한 면적의 훨씬 쾌적한 준신축 부동산 매매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곳이 교통이나 의료·생활편의시설 등에 있어서 서울보다는 떨어지겠지만 그렇다고 소위 오지나 비수도권의 군(郡) 지역 정도로 열악하진 않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재산을 가진 사람이어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서 주거의 쾌적함과 복지서비스 대상자 선정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장애인이 잘 숙지하고 거주지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