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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하니까" 라는 함정: 우리만의 결혼식 색깔 찾기

닉네임
미쿠
등록일
2025-10-29 23:29:11
조회수
57

‘다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하지 않을까?’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스치는 생각입니다. 특히 웨딩박람회 다녀온 뒤엔, 누군가가 정해 놓은 ‘정답 코스’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드레스 투어 3곳, 스튜디오는 요즘 여기가 인기, 부케는 이 스타일, 식전 영상은 필수… 언제부턴가 결혼식이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 ‘검증된 공식’에 맞추는 프로젝트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결혼식은 시험지가 아니고, 정답도 없습니다. 오히려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매력입니다. 평생 한 번의 날을 남의 눈치를 보며 채워 넣기보다, 결혼식이라는 빈 페이지를 우리다운 색으로 칠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남들 다 이렇게 하더라’라는 말이 주는 묘한 압박감이죠. 남들이 선택한 길은 안전하고 틀릴 확률이 적어 보이니까요. 그래서 용기 없이는 우리만의 선택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웨딩박람회 가기 전에 한 번쯤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하는가, 아니면 불안해서 따라가는가?” 결혼식의 핵심은 ‘잘했다 소리 듣는 것’보다, 함께 오래 기억하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남들 눈에 멋지게 보이는 연출이 아니라, 우리에게 의미 있는 장치가 더 오래 남습니다. 누군가의 하객수·식순·드레스 라인·축가 구성은 참고자료일 뿐, 기준점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가령, 요즘 모두가 선호하는 화이트&라이트 베이지 톤의 웨딩 무드는 우아하고 세련돼 보입니다. 하지만 두 분이 평소 색채 감각이 뚜렷하다면 과감하게 색을 넣어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계절의 색, 함께 여행 갔던 도시의 풍경, 두 사람이 자주 가는 카페의 무드… 일상을 담은 결혼식은 모방할 수 없는 온도를 갖습니다. 식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자가 묻고 답하는 형식이 어색하다면, 두 사람이 직접 손님에게 건네는 짧은 편지 낭독이나, 각자의 친구가 진행을 맡는 방식도 색다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기 있는 스드메 패키지’가 아닌, 두 사람의 결을 드러낼 수 있는 촬영 콘셉트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화려한 스튜디오 대신, 처음 데이트했던 골목, 같이 자주 가던 서점, 반려동물과 함께한 공원에서 스냅을 찍는다면 훨씬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기록이 됩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은 무엇보다 가치 있습니다.

결혼식에 대한 선택들은 하나같이 ‘비교’가 끼어들기 좋습니다. 그런데 비교는 참 교묘합니다. 남들보다 덜 화려해 보여서, 부족해 보여서 흔들리는 게 아니라, ‘놓치면 후회할까 봐’ 생기는 불안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식에서 후회를 만드는 건 놓쳤던 옵션이 아니라, 놓쳤던 ‘나의 마음’입니다. 남의 선택을 따라간 순간보다, 나답게 결정했던 순간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니 준비 과정에서 용기를 조금만 더해보길 권합니다. “이건 우리다운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작은 선택 하나에도 우리만의 결을 담아보는 거죠. 하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선물하는 하루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마지막으로, 남들이 정해놓은 일정표에 우리를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정석 코스든 비주류 루트든, 어느 쪽이든 두 사람이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입니다. 그 과정이 때로는 느려도, 비효율적이라 보여도, 결혼식은 ‘속도’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니까요. 이제는 정보에 끌려다니기보다, 정보를 ‘선택’하는 주체가 되어보세요. 다만 실용적인 팁 하나는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만의 색을 찾기 위해 선택지를 탐색하는 건 필요하니, 참고용으로 웨딩박람회일정 정도만 확인해두면 충분합니다.

작성일:2025-10-29 23:29:11 211.203.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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