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내 성당 내부 계단에는 손잡이가 왼쪽에만 설치돼 있고, 시각장애인에게 층수를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손잡이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었다. 엘리베이터 버튼 앞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어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종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국의 성당을 비롯한 천주교 기관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 등이 불편 없이 모든 행사에 참여하려면 모든 성당과 부속시설, 수도회 건물과 피정·교육 센터, 학교에 편의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천주교 16개 교구의 일부 성당을 직접 방문해 권고의 움직임이 있는지 장애인 편의시설 수준을 점검, 연재한다.

열다섯 번째는 인천교구로 최근 인천시 모래내성당,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모래내성당=지상1층~지상5층 건물로 입구에 턱이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기 편리하고, 바닥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하지만 출입문이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출입하기 불편하다.

건물 내부 계단에는 손잡이가 왼쪽에만 설치돼 있고, 시각장애인에게 층수를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손잡이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었다.

엘리베이터 버튼 앞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어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각각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도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하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내부의 공간은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는데 제약이 따랐다.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가 설치됐지만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 세면대가 미설치됐다.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는 장애인화장실 밖으로 나가 비장애인들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데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다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또한 세면대 밑 공간에는 수도파이프가 있어 휠체어 접근이 힘들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4층 강당 단상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홀로 올라갈 수 없다. 2층 성전과 3층 성가대 입구에도 약 20cm 정도의 턱이 있어 출입할 수 없는 상태다.

2층 성전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좌석이 마련돼 있고, 바닥과 벽면에 장애인마크가 그려져 있다.

신부님들이 미사를 드리는 제대에는 경사로가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미사 때 홀로 올라갈 수 없어 독서(성경봉독)를 할 수 없다. 고해실의 경우도 공간이 좁아 출입이 힘들다.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 단층 건물로 1890년대에 건축됐다. 한국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이며, 1981년 9월 25일 사적 제287호로 지정됐다. 따라서 건물 내부의 장애인 편의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감안 외부에 초점을 맞춰 점검했다.

먼저 입구 정문 앞 계단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잡이와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반면 오래된 건물인데도 불구, 출입문에 경사로 판을 설치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출입을 배려했다.

건물 옆에 설치된 경사로의 경우에는 경사도가 가파르고,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기 힘들다.

장애인화장실은 건물 외부 주차장 옆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각각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다.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용변기를 테이프로 붙여 놓았고, 장화 등의 물건이 있어 창고와 마찬가지였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벽면에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신부님들이 미사를 드리는 제대에는 경사로가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미사 때 홀로 올라갈 수 없어 독서(성경봉독)를 할 수 없다. 고해실의 경우도 공간이 좁아 출입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사무실 입구에는 경사로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모래내성당 전경. ⓒ박종태

모래내성당 2층 성전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좌석이 마련돼 있고, 바닥과 벽면에 장애인마크가 그려져 있다. ⓒ박종태

모래내성당의 장애인화장실은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각각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출입문도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하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박종태

모래내성당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세면대가 없어 밖으로 나가 비장애인들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데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다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또한 세면대 밑 공간에는 수도파이프가 있어 휠체어 접근이 힘들다. ⓒ박종태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 옆 경사로. 경사도가 가파르고, 폭이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동하기 힘들다. ⓒ박종태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 입구 계단에는 손잡이과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의 남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박종태

주교좌 답동 성바오로성당의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용변기를 테이프로 붙여 놓았고, 장화 등의 물건이 있어 이용을 못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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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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