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전국에서 울산시청 앞으로 찾아와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 및 학부모들. ⓒ박경태

지난 8월 31일부터 시작된 울산시와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울산장차연)간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300여 명이 울산시청 정문에서 ‘울산시는 합의사항이행하고, 정윤호 대표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옥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울산시에 우리가 새롭게 요구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지난 2008년에 한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라며 “이런 약속이행을 하지 않은 것은 울산시청인데 왜 우리의 소중한 동지인 정윤호 대표가 구속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울산시에 묻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위원장은 또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동지를 잃은 분노와 여러 동지들의 따뜻한 가슴의 힘을 동력삼아 죽을힘을 다해서라도 이번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의지만 남았다”며 “현재 여러 단체들의 모임인 울산장차연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울산에서 장애인학부모를 구속하는 일이 일어난 것은 우리 장애인계에 큰 충격과 동시에 투쟁의 불씨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2의 정윤호 대표가 나오지 않도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끝까지 이번 문제에 대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구속된 정윤호 대표의 부인 표혜숙 씨가 연사로 나서 집회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표 씨는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는 단 한 단어가 아빠입니다. 그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여 면회를 함께 갔는데 아빠에게 안기고 싶은데 유리벽에 가려 안길 수 없어 그날 종일 울었습니다”라고 말하다 끝내 감추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표 씨는 “이번 구속이 울산시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대표의 구속 실질심사 때 판사가 장애아동을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줄 잘 알고 있다고 했는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울산시의 보이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든다. 가슴이 아프고 힘들지만 여기 계신 장애인당사자 및 학부모들의 걱정과 관심으로 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위해서 서울에서 참석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희 박홍구 회장은 “비인간적인 울산시를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서 6시간을 달려왔다”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울산장차연측은 “오늘 시청 정문에서 노숙집회를 이어갈 것이며 단식투쟁도 함께 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강력한 투쟁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울산시와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장애인당사자 및 관련 단체회원 150여 명은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노숙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 때(8일 오후 6시경) 천막 등 노숙에 필요한 물품반입을 경찰들이 막자 경찰과 장애인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 뇌병변1급 장애인 김민오 씨가 팔을 심하게 다쳐 울산병원으로 후송됐으며, 현장에서 응급 치료를 받는 장애인들도 적지 않았다.

밤 8시 30분부터는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

한편 경찰은 9일 6시까지 청사 앞을 비워달라고 요구한 상태이다.

구속된 정윤호 대표의 부인 표혜숙 씨가 눈물 흘리는 모습. ⓒ박경태

김민오 씨가 부상으로 울산병원으로 후송되는 장면. ⓒ박경태

늦은 밤까지 문화제를 하고 있는 장애인 및 장애인관련 단체들의 모습. 밤 11시 30분경 모습. ⓒ박경태

*박경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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