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폐들. ⓒPixabay
대한민국 화폐들. ⓒPixabay

요즘 물가가 고물가라는 건 누구나 다 알 거다. 하지만 소득은 오르지 않고, 외식하려고 해도 최저가 9천 원에서 1만 원 정도라 외식하는 게 부담스럽다. 외식 대안으로 밀키트가 있지만 요즘엔 밀키트 가격이 올라 밀키트처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비용 절약 차원에서 마트서 장을 보며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런데 마트를 가보면 야채, 육류, 과일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이런 것들을 사서 집에서 요리해 먹기가 조금은 꺼려진다. 내 경우만 해도, 라면 끊일 때 채 썰어서 넣는 애호박 하나를 마트에서 구입할 시 예전엔 2천 원이면 됐지만 지금은 할인해도 3천 원이다. 바나나의 경우엔 예전엔 바나나 6개에 2990원이었지만 지금은 500원 오른 3490원이다. 작년만 해도 과일이 대체로 비싸 내가 무지 좋아하는 복숭아도 사 먹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외식만 해도 집 근처 음식점에서 파는 순두부찌개가 예전엔 9000원이었지만 얼마 전엔 1만 원으로 올랐다. 그래서 외식 비용 부담을 조금은 느끼던 차였는데, 얼마 전에 편입 시절 알고 지냈던 대학교 동생이 가성비 좋은 식당을 페북을 통해 알려줬다.

지하철로 낙성대 입구역 근처에 있는 식당인데, 제육볶음, 김치찌개가 6900원, 청국장, 비빔밥, 순두부찌개가 5400원이고, 계란후라이 700원, 조미김 500원이다. 실제로 그 식당에 가서 청국장, 계란후라이, 조미김을 같이 시켜 먹었는데 6600원밖에 하지 않았고 맛도 괜찮았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일주일에 한 번은 그 식당에서 식사한다. 제육볶음을 시키는 경우엔 계란과 김까지 합쳐 8100원 한다. 가격이 혜자 수준인 이런 식당을 요즘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낙성대 입구역 근처 어느 한 식당에서 파는 메뉴 가격표. ⓒ이원무
낙성대 입구역 근처 어느 한 식당에서 파는 메뉴 가격표. ⓒ이원무

제대로 따스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들어가는 난방비도 한 달에 20만 원은 훌쩍 뛰어넘는다. 이렇게 외식과 장바구니 물가가 고물가고, 난방비가 비싸고 의료비 부담이 상당한 등 생계 부담은 늘어만 간다. 서민들은 이런 현실을 몸소 체험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라고 느낀다.

기초생활 수급 장애인들의 경우엔 고물가로 인해 생계유지가 힘들다는 목소리들을 적지 않게 접하게 된다. 이에 너무도 새삼스럽지만, 고용과 소득보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소득보장정책은 상당히 부실하다. 최저임금 액수에 훨씬 못 미치고, 기초생활 수급을 받는 장애노인의 경우에는 기초연금으로 전환돼 받은 기초연금만큼 생계급여 깎여 소득보장의 걸림돌이 되는 등의 장애인연금 문제점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 구 장애등급 1급, 2급, 중복 3급뿐만 아니라, 단일 3급도 장애인연금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의 법 개정안도 이번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될까 우려된다.

장애인이 기초생활 수급을 받다 노동하며, 탈수급하려고 하다 탈수급되면, 의료비용은 지원받지 못하고 자부담이고 부담 수준이 상당하기에, 탈수급보단 기초생활급여를 받으려고 하는 동기가 작용하게 되는 현실도 여전하다. 이러면 인간다운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란 상당히 쉽지 않다.

장애인의 평균수명 또한 비장애인에 비해 약 8년 정도 낮기에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 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8~10년 일찍 조기 수령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아직도 비장애인과 같은 나이에 노령연금을 지급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액수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장애인들이 직장에 취업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열심히 일해도 기껏해야 최저임금이 최대일 정도로 임금을 후려치는 사례도 적지 않게 주위에서 접한다. 최저임금만 해도, 작년에 결정한 올해 최저임금 시급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했고 시급도 1만 원이 되지 않아 민생을 제대로 챙겼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2024년 최저임금 시급이 2023년보다 2.5% 상승했다는 보도 장면. ⓒYTN Youtube 동영상 캡처
2024년 최저임금 시급이 2023년보다 2.5% 상승했다는 보도 장면. ⓒYTN Youtube 동영상 캡처

비장애 중심의 신경 전형적인 직장문화 등으로 인해 근속기간이 1~2년밖에 안 되는 장애인들이 많다. 취업공고만 보더라도, 신체장애 중심으로 경도되어 있어, 지적·자폐성·심리사회적 장애인은 배제되기 일쑤고 취업면접도 순전 비장애 중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와 같은 고용과 소득보장에서의 장애인 차별로 인해 대한민국 장애인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힘겨운 나머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생활고로 자살한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한다. 이런 현실이 있고도 정부는 여전히 바꾸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는 대통령 발언을 접하곤 사실 어이없었다. 대파 한 단과 관련, 올해 3월 기준으로 도매시세가 3300원이고, 대형마트에선 권장가격이 4250원이다. 대통령이 방문했던 하나로마트는 3일 전에도 대파 한 단을 할인했어도 가격이 2760원이었단다. 그러니 대통령이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서민들이 고물가로 고통받는 현실을 정확히 알려면 일반마트나 전통시장 등의 현장에 가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서민들 민생에 이렇게도 무지하니, 장애인 등 서민들의 소득보장 등 민생을 제대로 챙길 리가 있겠는가? 약자복지를 한다고 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허울일 뿐이라 사실상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한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서민들과 노동자들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가구당 평균 100만 원 지급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엔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사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늘어나, 서민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기업 등에 돈이 돌게 되고, 결국엔 민생회복은 물론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거라 좋은 제안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해 보수세력과 수구세력에선 돈이 시중에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현재 이 정부에서 하는 부자 감세 정책 또한 시장에 돈을 푸는 거나 마찬가지라, 물가 상승의 빌미를 제공하는 건 마찬가지라 본다. 또한, 정부가 재정 지원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해선 보수세력 등에선 뭐라고 답할 건가? 그래서 이들의 논리에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민생회복지원금 제안 외에도, 이번 410 총선과 관련해 노동당과 녹색정의당에선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진보당에선 장애인연금 확대 등을 장애인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정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정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인적으론 수급자격과 관련해 장애인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분리하고, 장애인연금이 저소득 장애인에게 최저소득을 보장하도록 급여액을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함은 물론 국민연금 노령연금도 충분한 액수로 급여를 현실화하고, 평균수명이 낮은 장애인의 경우엔 비장애인보다 8~10년 일찍 노령연금 수령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본다. 아까 언급한 민생회복지원금 도입도 있었으면 한다.

취업해서 일하는 장애인에겐 최저임금(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하되,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지도록 하고, 장애인의 직장 내 근속기간이 대부분 1~2년인 현실을 탈피하도록 직장문화에서 장애, 성별 등의 다양성을 증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장애 관련 상병수당 도입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런 식으로 장애인 둥 서민들의 민생을 챙기는 방안을 내세우는 정당과 정치세력이 나온다면 제22대 총선을 통해 나는 이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주며 주권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동시에 서민들이 고물가로 고통받음에도, 이들의 민생을 챙기는데, 사실상 관심이 없거나, 굉장히 소홀한 이번 정부를 제22대 총선을 통해 역시 주권자 자격으로 심판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가가 민생을 챙기는 국민의 집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시작점이자 작은 계기가 이번 22대 총선을 통해 마련되길. 장애인 등 서민들의 삶에 진정한 봄이 오길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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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팝송 감상, 월드컵 등을 즐기고 건강정보에 관심이 많은 반백년 청년이자, 자폐성장애인 자조모임 estas 회원이다. 전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정책연구팀 간사였으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정부심의 대응을 위해 민간대표단의 일원으로 2번 심의를 참관한 경험이 있다. 칼럼에서는 자폐인으로서의 일상을 공유하고, 장애인권리협약, 장차법과 관련해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과 그 가족이 처한 현실, 장애인의 건강권과 교육권, 접근권 등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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