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 ⓒ박은수 씨 페이스북
청각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 ⓒ박은수 씨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에 도전했던 20대 청각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가 최종 후보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해 과거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찍었던 노출 화보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을 제기하며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후보자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요청했다.

지난 13일 박은수 씨가 올린 SNS 글에 따르면 그는 더불어민주당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지원을 했었고, 서류 전형과 면접 과정을 통해 여성·장애인·청년 분야의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비례후보추천관리위로부터 최종 추천됐다.

하지만 이후 당선권 내 최종 후보자로 추천돼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레 최고위원회의의 의결 과정에서 부결됐다는 문자 통지를 받았고 결국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부결로 인해 최종 후보로 의결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오늘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추천 후보 20인 중 여성·장애인·청년 분야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는 전무한 상황이다.

박은수 씨는 “이에 대해 여러 언론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고 제가 몸담은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장애인위원회 차원에서조차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문이 발표되는 것을 보며 장애인 당사자이자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글을 쓴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비례후보추천관리위 차원에서 여성·장애인·청년 분야에서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장애인 후보자를 당선권으로 배치했으나 최고위 의결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여성·장애인·청년 분야가 의결되지 못한 것”이라며 “전언에 따르면 대표님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부문의 국회의원 후보자로 의결하자는 의견을 제안했으나 내부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각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의 화보 사진. ⓒ박은수 씨 페이스북
청각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의 화보 사진. ⓒ박은수 씨 페이스북

공천탈락 이유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에 대해 그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기에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추천 과정에서 검증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의 질의 내용을 기반으로 추측해 보았다”며 “작년 11월 16일 저녁, 수능 시험 종료 이후 업로드했던 포스팅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은수 씨는 지난해 10월 경 많은 난청인에게 보청기가 더 이상 부끄러움이나 결점의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으로 여겨지도록 청각장애인 가족이 있는 촬영 작가와 컨셉 협의를 통해 촬영을 진행했다.

이후 수능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17일 전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화보 사진과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던 화보 사진을 함께 올리며 수능을 치른 수험생 구독자를 향한 격려의 메시지를 업로드했다.

이는 수능 성적과 삶의 행복이 비례하지 않고 늘 삶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희망의 이야기를 전함과 동시에 중도 장애로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 장애인인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또한 장애인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며 숨기지 않고 세상에 당당히 표현하며 맞서라는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에 대한 동참이기도 했다.

박 씨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이 포스팅을 확인하게 돼 이 사진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해 질의 받았고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개선의 일환이며 장애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었다는 내용의 소명을 전달했다. 추천관리위원회에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돼 최종 당선권 후보자로 추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이후 저로서는 최고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후보자 추천이 갑작스레 부결된 사유에 대해서 소명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

박은수 씨는 “당으로부터 선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저의 보청기 화보 사진이 장애인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로서의 결격사유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제가 이 화보 사진을 찍고 공개한 것은 장애인 여성들의 세계적인 인권 운동 중 하나이자, 장애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신체 일부인 보청기를 당당하게 드러냄으로써 감추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내면화돼어 왔던 장애인의 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애가 있는 내 몸마저 사랑하겠다는 저의 용기와 총선에서 꼭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대변할 장애인 국회의원이 배출돼야 한다는 260만 장애인 당사자의 그 간절함을 사진 한 장으로 평가하지 마십시오. 선정성으로 저의 모든 이야기를 덮어버리는 현 상황이 저에게는 큰 고통”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260만 명의 등록장애인, 그리고 장애인 가족 1,060만 명을 대변하고 국민의 절반인 여성과 청년을 대변할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국회의원은 꼭 필요하다. 후보자로 추천되었던 부분, 최고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 전 당원 투표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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