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가 적힌 점자를 손으로 읽으며 노래를 녹음하고 있는 김지호 군의 모습. ⓒ에이블뉴스

지난 5월 2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방송 후 출연해 닉쿤을 비롯한 출연진을 울린 감동의 노래로 화제가 된 김지호(17) 군. 맑고 애절한 지호 군의 목소리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특별함이 묻어 있는 목소리’ 등의 평을 받으며 누리꾼들 사이의 화제로 떠올랐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녹내장을 앓아 시각장애인이 된 지호 군은 3살 때부터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올해로 14년째인 지호의 드럼 실력은 그간의 공연을 통해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호는 피아노 연주와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마림바 연주에 있어서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악기뿐만이 아니다. 방송을 통해 노래실력을 검증받은 지호는 지난 2월부터 블루오션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밴드 활동은 평소 지호의 노래실력을 높이 평가했던 한 예술단 관계자에 의해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밴드에 합류한 지는 3달이 채 안됐지만 특별한 보컬 트레이닝은 필요 없었다고 한다. 피치도 좋고 느낌도 좋은 지호. 노래를 잘 한다는 가수들도 녹음 시 1타임(3시간)에 1곡을 소화하기가 힘들다는데 지호는 그 보다 시간이 단축된다고 한다.

이렇듯 악기면 악기 노래면 노래 모두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호야 말로 ‘무릎팍 도사’가 말하는 진정한 욕심쟁이가 아닐까.

녹음 된 자신의 목소리를 모니터 하고 있는 지호의 모습. ⓒ에이블뉴스

지난 8일 한빛예술단 지하 연습실에서 만난 지호는 5월 말 발매를 앞둔 블루오션 앨범 녹음작업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휴대전화가 고장이 나 직접 연락을 받지는 않아 화제를 몸소 실감하지 못했다는 지호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타킹에 나갔던 기사들과 카페나 블로그 등에 올라와 있는 노래와 가사를 통해 조금씩 실감하고 있어요”라며 화제의 주인공인 된 소감을 말했다.

지호가 스타킹에서 불러 함께 화제가 되고 있는 ‘다만’이란 곡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가사를 쉽게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름답긴 하지만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사를 먼저 외우고 감정을 몰입하면서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가사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요즘에는 좀 더 애절하게 부를 수 있게 표정을 연습하고 있죠”라고 털어놓았다.

평소 노래를 부를 때 듣는 관객과 말하듯 부르려고 한다는 지호는 “진심을 담고 그걸 전달하면 거기에 대해 관객들이 반응하고…. 노래는 대화라고 생각해요. 관객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교감하는 도구인 거죠”라고 말했다.

평소에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흥얼거리며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는 지호. 지호에게 있어서 음악은 무엇일까. 지호는 이 물음에 대해 “마음을 울리고 움직이고 사람들에 가슴에 그러한 감동을 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열정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안정을 찾을 수 있어요. 음악이란 자체가 편안함을 주는 것 같아요.”

앨범을 내고 활동을 앞두고 있는 지호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지호는 안드레아보첼리나 스티비원더와 같은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한빛맹학교 전공과에 진학해 음악을 좀 더 공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처럼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거에요.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나 여러 가지 여건들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실망하지 않고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으면 해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다’는 거위의 꿈 가사처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나간다면 언젠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거에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자신의 방향을 좀 더 일찍 찾은 지호. 자신의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지호의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물들이기를 바란다.

한빛예술단 지하에 마련된 녹음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노래들은 모두 이곳에서 녹음됐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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