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성 배우. ⒸJTBC 캡처

지난 4월 28일 저녁에 있었던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JTBC를 통해 생중계되었는데 시청자들은 연극 부문 연기상 수상자로 뇌성마비 배우 하지성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국제적인 영화상 시상식에서 장애인 연기자 수상 소식을 몇 차례 들어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이기 때문이다. 하지성 배우는 준수한 외모와 세련된 무대매너로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상 소감을 말할 때 하지성 배우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성 배우는 ‘천천히 말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의 언어장애에 대한 양해를 구한 후, ‘TV를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예술인 동료 선후배 여러분, 여기에 계신 방청객 여러분 저는 리처드 역을 맡은 배우 하지성입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이어 ‘연극 속 역할처럼 학생회장이 된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1분 안에 말해야 하는데, 장애를 이용해서 1분만 더 쓰겠다’라는 유머로 시간을 확보한 후 다음과 같이 이어갔다.

“연기하면서 많은 대사량, 3시간 동안 무대에 있는 것 자체가 무섭고 떨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자과 배우들이 기다려주고 인정해주어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죠. 이 상은 저에게 무겁습니다, 무대에 서면 잘하려고 하고, 잘하고 싶어집니다, 무대에 존재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끝으로 연극 단원들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싶습니다."

하지성 배우는 무대 에티튜드가 완벽했는데 주최측에서는 마이크 거치대를 준비하지 않아 스탭요원이 마이크를 대주는 미숙함을 보였다. mc가 3명이나 되는데 mc가 나갔어도 좋은 연출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성 배우에게 큰 상을 안긴 연극 '틴에이지 딕'은 국립극장 기획 무장애공연으로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세익스피어의 <리차드3세>를 바탕으로 뇌성마비 고등학생이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스토리로 하지성은 리처드 글로스터로 열연하였다.

오늘의 쾌거는 그동안 장애인극단이 열악한 환경에서 장애인 연출가와 배우들이 30여년 동안 시나리오를 쓰고, 연습실이 없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연습을 하고, 접근성을 고려한 공연장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녀서 겨우 무대에 올려도 자발적 관객의 외면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결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장애예술인지원법’ 10조에 따라 장애예술인 공공쿼터제도가 시행된다면 훨씬 장애인배우들의 활동이 많아질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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