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위. ©조승연
지하철 시위. ©조승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많이 들어봤다. 실제 나는 2년간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하여 말로 들어봤거나 장애인시외버스이용에 관한 농성장에서 박경석 대표님의 말씀을 직접 듣기도 하였다.

정말 대표님이 뿜는 아우라나 말들은 “수십 년 장애인 인권을 위해 일해 오신분이시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 전장연이 요즘 뜨겁게 인터넷을 달구어서 이에 대해 내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장애인권리 예산 증액, 장애인 이동권 문제, 물론 중요하다. 나는 경증 장애인이다 보니 이용하지 않지만 중증장애인에게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반드시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탈시설 문제는 사실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라 패스하겠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러한 요구사항들을 이런 방법으로 밖에 말할 수 없었을까?”라는 점이다. 더 직설적으로 하자면 대중교통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끼치면서 자기들 주장을 말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방법인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혼란스러웠다. 장애인으로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얼마나 절박하고 말을 안 들어 줬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건데 대표로 저렇게 목소리를 내주고 대단한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뉴스를 더 찾아보고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아니 이렇게 요구하는 것을 들어줬다 한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러는 거 아닌가? 비장애인들한테 피해를 끼치면서 한들 요구조건이 이뤄졌다 해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더욱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간 선배님들이 해 오신 많은 움직임이 있었기에 많은 것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분들을 존경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지금의 움직임과 그때의 움직임을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되는 그런 것들이 있는데 지금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위는 안되는 것들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장연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긍정적인 여론을 찾을 수 없고 일부 같은 장애인으로서도 이해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안 좋은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고, 이것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 희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표만 중요하고 과정은 중요치 않은가?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 장애인 인식이 계속 안 좋아지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위를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전장연 홈페이지 소개란에 보면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차별과 배제 없는 장애 해방의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비장애인과 갈등이 생기면 인식이 안 좋아지고 차별이 생길 것이다.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장애인이 요구하고 그것을 혐오하고 좋지 않은 시각이 아닌 비장애인도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이라면 꼭 요구한 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은 에이블뉴스 독자 조승연님께서 보내 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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