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배리어 프리’는 조금은 익숙한 용어일 것이다. 시초는 “건물이나 거주환경에서 층을 없애는 등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물리적인 장벽을 제거한다”는 의미로 건축학계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자격과 시험 등을 제한하는 제도적이고 법률적인 장벽, TV 방송이나 영화를 포함한 영상물에서 전통적인 신문지면과 디지털 출판물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문화정보의 전달 장벽, 차별과 편견 그리고 장애인 자신의 의식상 장벽까지 포괄하여 이를 제거하자는 움직임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으며, 적용 대상도 장애인에서부터 고령자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리어 프리’의 개념을 표방하는 기술인 ‘배리어 프리 기술’이 적용된 것을 가장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현대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일 것이다. 가장 친숙한 것이 ‘보이스 어시스턴트(Voice Assistant)’인데, 이것은 시력이 약한 장애인이나 노령자 등 사용자가 ‘음성 피드백’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 화면에서 누르기, 선택하기, 켜기 등 사용자의 동작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또한 ‘시인성 향상’ 기능은 잔존 시력이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크기, 대비, 색상을 지정할 수 있어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여 유용한 기능이다.

‘청각 보조기능’은 청각장인들을 위해 오디오 기능을 조절하거나 다양한 보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역시 고령에 따르는 청각 감퇴 및 소실을 겪게 되는 노령층 이용자에게도 편리한 기능이다.

요사이 놀라운 기능과 확장력을 가진 ‘쳇GPT’의 등장으로 더욱더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을 활용한 ‘배리어 프리 기술’이 적용된 분야가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음성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환경에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콘텐츠 앱 기능을 활용하고 가정 내 모든 스마트 기기를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이다.

인공지능스피커. Ⓒ 김경식
인공지능스피커. Ⓒ 김경식

 

국내 3대 이동통신사를 주축으로 ‘인공지능스피커’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얼마 전 광고를 통해 그 이해를 더했던 홀몸 어르신의 일상에서 날씨 등 기본 생활정보 제공에서 말벗 서비스, 복약 알림까지 생활 전반에서 유용한 서비스 형태로 그 가치를 발하고 있다.

좀 더 장애인 이용자에게 특화된 서비스 형태에 대해 살펴보면, S사의 경우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해 점자 학습이 가능한 ‘스마트 점자 학습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 맹학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점자 학습기’를 연동시켜 시각장애인이 음성만으로 점자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 점자 학습기 블록 위에 점자를 입력하고 전문 강사 도움 없이 ‘인공지능 스피커’로부터 단어를 확인하고 시각장애인이 말하는 단어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인식해 점자 학습기로 표현해주는 양방향 학습이 가능하다. 커리큘럼에 따라 단계별로 개념을 익히고 퀴즈 방식의 콘텐츠로 다양한 낱말을 읽고 말하는 연습으로 구성돼 있어 대화형 학습과 함께 전문 강사의 일대다 강의에서도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

K사는 신체 기능에 제한이 있거나 보행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재가 중증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케어서비스 보급에 나서고 있는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AI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동해 중증장애인의 생활공간을‘스마트 홈’으로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케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형태이다.

이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을 비롯해 선풍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TV를 비롯한 가전을 직접 제어하고 커튼도 여닫을 수 있으며, 또한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비밀번호를 노출하거나 현관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방문객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위급 상황 시에는 응급시스템과 연계된 서비스를 24시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표적인 비대면 무인기기인 ‘키오스크’는 그야말로 기아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장애인, 노령자 등의 이용 불편은 이미 여러 차례 매스컴을 통해 지적될 만큼 이슈화되고 있다.

지하철역사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 김경식
지하철역사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 김경식

이러한 상황에서 ‘배리어 프리’ 이념을 적용한 ‘키오스크 시스템’을 소개하자면 국내 D사의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시각장애인들은 음성안내를 들으며 촉각 디스플레이로 지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전면 인지 센서’를 이용해 아동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눈높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높낮이가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튼식 키패드’, ‘촉각 디스플레이’는 물론 영어는 물론 다양한 언어로 음성지원도 가능하다.

점자 표지장치를 이용하면 이미지, 표, 차트 등의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는데, 길 안내 지도가 필요한 대중교통과 공항, 공공기관 건물의 인포메이션 키오스크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점자 표지장치는 그간 시각장애인에게 치명적이던 이미지, 표, 차트 등 그림파일 형식을 점자의 형태로 출력할 수 있다는 데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L사의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는 음성인식 및 음성안내가 가능해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고, 이용자의 신장을 자동으로 인식해 ‘키오스크’ 기기의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휠체어 이용자 및 아동의 이용 편리성을 고려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입・출력 장치와 농아인을 위한 ‘수어 아바타’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복합적인 사용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직도 우리 장애인들에게 세상은 두렵고,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접근들이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