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준 의원실측이 장애인언론 취재진들의 진입을 봉쇄해 내부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중증장애인 3명이 기획재정부가 책정한 내년도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안이 장애인계가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11일 오후 3시 20분께부터 9시까지 안홍준 의원의 사무실인 국회의원회관 626호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11일 오후 3시 20분께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안홍준 의원의 사무실을 점거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안 의원은 이들의 기습적인 방문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참의 승강이 끝에 안홍준 의원이 장애인들과 테이블에 마주앉았고, 양측은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을 주제로 20여분동안 논의를 벌였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며 언성을 높였고, 결국 안 의원은 “다른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안홍준 의원실측이 장애인언론 취재진들의 진입을 봉쇄하고 카메라를 빼앗는 등 취재를 통제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장애인들은 보좌진들과 면담을 벌이며 점거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의 점거농성 소식에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실 보좌진들까지 올라와 협의를 시도했으나, 의견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농성이 길어지자 결국 안홍준 의원실 측에서 오는 18일까지 ‘장애인계의 요구를 고려해 예산안을 수정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겠다고 제안했고, 장애인 측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장애인측은 9시께 농성을 풀고 해산했다.

이들은 “안 의원 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을 했기 때문에 농성을 해지하지만, 답변이 우리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면 언제든 다시 점거농성을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점거농성 배경과 장애인계의 요구사항

장애인들이 점거농성을 벌인 이유는 현재 국회에서 심의되고 있는 ‘2009년도 정부예산안’ 중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안이 장애인계가 당초 요구했던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고, 더구나 보건복지가족부가 편성한 예산안보다도 삭감됐기 때문이다.

당초 보건복지가족부는 1,249억원(27,000명 대상/ 단가 7,500원/ 월평균 75시간)으로 예산을 산정해 제출했으나,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과정에서 166억원이 삭감돼 1,083억원(25,000명 대상/ 단가 7,500원/ 월평균 70시간)으로 편성됐다.

장애인계는 현재 1,765억원(30,000명 대상/ 단가 8,000원/ 월평균 90시간)까지 예산을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안과는 682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전장연은 “활동보조서비스는 지난해 2만명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으나, 이미 그 인원을 초과했다. 현재의 판정기준에 맞춘다 해도 내년도 예산은 3만명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이어 “기획재정부는 70시간을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했으나, 우리는 적어도 평균 90은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른 사회적 서비스에 비해 비용단가가 낮음으로 인해 활동보조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소 8천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홍준 의원실을 점거한 중증장애인 활동가 3명의 뒷 모습이 열린 문틈으로 보인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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