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은화 서울시의원이 19일 ‘제33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나은화 의원은 19일 ‘제33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서울시 장애인복지예산의 흐름을 자립생활 지원 쪽으로 바꿔야 한다”며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를 강력히 주장했다. 특히 나 의원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장애인생활시설 쪽으로 들어가는 예산은 동결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시설지원비’가 자립생활을 위한 지원?=나 의원에 따르면 2007년도 서울시 장애인복지 예산은 총 2,500억 원 가량으로, 성과목표별로 분류해보면 장애인자립생활지원에 2,013억 원, 장애인이동불편해소에 169억 원, 장애인복지시설확충에 157억 원, 장애인취업지원확대에 141억 원, 장애인단체사회참여지원에 23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

비율로 보면 전체 장애인복지예산의 80%가 자립생활지원에 배정돼 있다. ‘자립생활지원’ 항목을 세부별로 살펴보면, 장애수당 및 의료비 지원 등에 773억, 지역사회재활시설에 570억 원, 생활시설에 516억 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및 활동보조사업 지원에 98억 원이 배정돼 있다.

나 의원은 이에 대해 “복지예산의 80%가 자립생활지원이다. 겉으로만 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편성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1%의 시설장애인에 복지예산 쏠려=나 의원은 “서울시의 등록 장애인 33만 명 중 생활시설에서 거주하는 장애인은 약 3,300명 정도다. 즉 약 1%의 시설장애인을 위해 516억 원이 소요되고 있다. 1인당 소요예산이 약 1,585만 원에 기능보강비까지 더하면 1인당 1,820만 원이라는 돈이 투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나 의원은 “장애인 1인당 연간 1,82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다면 장애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지출을 감안하더라도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1인당 1,820만원. 시설장애인을 위해 사용된 이 적지 않은 돈이 과연 1%의 이들이라도 자립시키긴 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생활시설을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 시대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답답한 현실은 서울시의 장애인 수용시설의 수는 줄어들기는커녕 해마다 늘고 있고 이에 따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장애인복지예산의 흐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한 번 만든 시설을 없애기는 저항이 너무 크다. 지금이라도 생활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는 동결시키는 한편, 앞으로 장애인자립생활지원이란 목적으로 추가되는 예산은 지역사회의 장애인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립생활센터, 초라한 예산 답답”=나 의원은 이어 자립생활센터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나 의원은 “자립생활센터가 경험에 있어서나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종류와 질에 있어서나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07년도 장애인복지과 예산을 분석해보면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초라한 예산 편성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는 총 24곳의 자립생활센터가 설립돼 있으며, 이 중 18곳을 실태조사 한 결과 현재 국비나 시비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자립생활센터는 8곳이다.

나 의원은 “현재 국비나 시비로 지원받고 있는 8곳 센터들의 운영비는 평균 7천만 원이다. 7명가량이 근무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최소 1억 2,000만 원의 인건비(사회복지시설 임금기준 1,750만 원x7명)가 필요하다. 7,0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센터들은 말할 것도 없이 열악하다”고 한탄했다.

이어 나 의원은 “센터 소장이 무급인 경우가 50%이고 활동코디네이터의 월급 또한 70만원 남짓이다. 현재의 지원금만으로는 전혀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기름을 넣어줘야 자동차가 굴러가지 않겠는가? 이대로 지속되어서는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센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마지막으로 “자립생활센터는 중증장애인 75.7%의 가슴 떨릴 만큼 감동적인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 자립생활운동을 도입하고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도화시킨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열악한 환경은 분명 개선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자립생활 관련 예산 확대를 강력히 주장했다. ⓒ에이블뉴스

이날 본회의에 서울시 자립생활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해 나 의원의 질의모습을 방청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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