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질적으로 문제투성이에 구제불능이다. 우리는 모두 나약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때론 의지가 부족하고, 자주 아프다. 그럼에도 인류는 공동체로서 발전해왔고, 부족한 인간들끼리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며 평화롭게 사는 법을 터득해 왔다. 왕, 성직자, 귀족, 노예 등으로 지위에 따라 인간을 수직적으로 구별하던 시대에서 정치인, 예술가, 종교인, 학자, 사회운동가처럼 하는 일에 따라 인간을 수평적으로 구분하는 시대로 변하면서 우리는 얼마간 자신이 원하는 정체성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끈질기게 남아 있는 수동적 인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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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헌용
2020.02.26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