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길을 건너고 싶으면 쓰레기통을 뒤져라?

자막] 부산광역시 연제구 (2015.05.29)

김 정 미 (시각장애 1급)

(부산) 거제리에 제가 오늘 와서 길을 건널 겁니다

음향신호기를 한번 눌러보겠습니다

어, 근데 옆에 뭔가가 있습니다 이게 뭐죠?

쓰레기 같은 게 만져지는데, 이거는 뭐지 담배꽁초인가?

이건 뭐예요?

아이, 이거 뭡니까

음향신호기 버튼 바로 옆에 쓰레기통이 붙어 있는데, 신호등 기둥에 쓰레기통이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쓰레기통은 신호등 기둥에 붙어 있습니까? 처음 봤는데...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너려다가 쓰레기통 때문에 손이 엉망진창 되고...

쓰레기통을 왜 여기다 붙여놨죠?

음향신호기 버튼에서 떨어져서 붙여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옆에 붙여놨거든요

시각장애인들이 항상 손으로 만져보고 모든 걸 인지하는데

이거는 누가 만져도 기분 나쁘겠죠 사실 보는 것도 기분 안 좋은데 냄새도 엄청 더러운데

이걸 손으로 만져야만 시각장애인들은, 길을 건너기 위해 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려다가는

쓰레기통 때문에 손이 엄청 더러워질 것 같습니다

어느 것을 먼저 설치했든 설치하는 사람이 이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 알고 있었다면

여기에 이렇게 붙여서 설치하겠다는 생각은 안하겠죠 근데 설치하는 사람이

무슨 용도인지 모르든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설치했든지 둘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더러운 것뿐만이 아니고 화상의 위험도 있겠죠

걸쳐져 있는 담배꽁초를 떨어뜨렸다든지 해서 불이 날 수도 있을 것 같고

가정을 하자면 어쨌든 길 한번 건너려다가 더러운 게 손에 묻는 것뿐만이 아니라

화상의 위험, 안전에도 위험을 받는다는 자체가, 겁나서 다니겠습니까?

길을 건널 수 있겠어요 겁나서...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시간이 부족하오니 다음 신호를 기다려 주십시오

김 정 미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버튼이 왜 한 번 눌렀을 때 작동을 안 하지...

세 번, 네 번, 아까는 말을 했는데... 지금은 전혀 말을 안하네요

이게 됐다 안됐다 합니다 아까도 몇 번 눌렀는데도 안 되더라고... 안 돼요

계속 안 되고 있습니다 신호가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다시 눌러보겠습니다

반대쪽에서 소리가 나는데...

여기는 전혀 안내가 안 되는데, 길을 건너십시오 라는 말이 안 나옵니다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시간이 부족하오니 다음 신호를 기다려 주십시오

이쪽에서는 안내음성이 안 나오고요 누르면 자꾸 시간이 부족하다고 기다리라고 나오고

길 건너편에서는 길을 건너라고 신호가 나오고 있거든요

여기는 파란불이니 건너라고 나오죠

기다리란 안내하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안내만 계속,

지금도 기다리라고 나오는데, 기다리십시오 안내음성이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말이 안 나와요

한 번 안내하고부터는 안 나와요

(신호등) 불이 바뀌고 나면 저쪽 편에서만 건너라고 안내 음이 나오고

이쪽에서는 안내음성이 안 나오니까 긴가민가 헷갈립니다 건너야 될지 말아야 될지 헷갈립니다

김 정 미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항상 모든 편의시설이 그렇지만 그냥 설치만 할뿐이고

장애인이 어떻게 사용을 하고 왜 필요한지 설치하시는 분들이나 관리 감독하시는 분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설치를 했으니 설치로 끝, 땡! 너희 알아서 써라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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