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 결혼(?)했어요

조 상 래

하하하 아마도...

예 좋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만나기 전에는 좀 난폭했는데

만난 후에는 난폭함이 좀...

사랑의 힘이겠죠

이 영 숙 (금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

실제 연인관계에 있는 분들 중에

가벼운 언약정도의 결혼식 이벤트를 하면 어떨까 라고 기획자가 얘기를 해주셔서

제가 그분들이 떠올라서 추천을 하게 됐습니다

조 상 래

착하고요

그리고 예쁩니다

나한테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사랑하자

이 영 숙 (금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

결혼식 사진 찍는다 생각하시겠다고 하시면서 흔쾌히

우리 행사에 참여해주신다고 하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 상 래

부모님들의 반대 때문에 결혼생각은 안하고 있고요

이번 기회에 할 수 있을 것 같아가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자막] 금정문화회관 (부산광역시) 2014.12.16

현장음

오늘 주인공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화장 먼저 하실래요 옷 먼저 갈아입으실래요?

뭘 먼저 하실래요?

신부님은 화장 먼저하고...

여기도 옷을 갈아입고 점퍼를 입고 있으면 되는데...

아니 추워, 춥지... 입고 있으면 불편하기도 하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릴게요

춥긴 춥다

화장 먼저 하신대요

이 정 아 (자원봉사자)

오늘 드레스 입는데 기분 어떠세요? 실감이 안나요

드레스를 입고 나야 실감이 나죠

신부님이시니까요 화사하면서 우아한 느낌으로 해드릴 거예요

신부님 얼굴이 예쁘게 생기셔서 분홍색상으로 사랑스럽게 해 줄 거예요

신부님 분홍색 괜찮으시죠? 네

송 가 영

저는 조상래 씨 여자 친구 송가영입니다

이 정 아 (자원봉사자)

고개 살짝만 옆으로 돌려 봐주세요

송 가 영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강해 보이는데요

실제로는 사람들도 챙길 줄 알고 마음이 정말 따뜻한 사람이에요

처음에 밥 먹자 영화보자 계속 그렇게 하더라고요

제가 계속 핑계대면서 거절했거든요

근데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면서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됐어요

이 정 아 (자원봉사자)

점심시간 있어요? 모르겠어요

그냥 편안하게 드시면 되세요 립스틱 다시하면 되니까요

현장음

거울 내가 들고 왔는데...

본인 얼굴 이렇게 보고...

잘 보여요?

와 예쁘다 진짜 예쁘다

본래 예쁘게 생기셔서 이목구비가...

현장음

이 선생님 웨딩숍에 일하는 선생님이거든요

완전 전문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늘 운 좋네요

김 계 순 (뷰티 아리랑 봉사단 대표)

오늘 OO대학교 졸업생하고 교수님도 계시고

메이크업, 웨딩, 헤어 쪽하고 모두 7명 왔습니다

현장음

화사하게 치아가 보이도록 웃어야지, 그렇지

웃는 거는 이가 보여야지 그래야 예쁘지...

신랑 없어요? 진짜 신랑 데리고 와요

여기 웨딩홀인데 바로 결혼식하게...

조 상 래

와, 예쁜데...

현장음

와 예뻐라

제일 예쁘다 근데 추워서 어떡해, 얼어 죽을 것 같다 어떡해, 와 예뻐라

오늘 정말 예쁘다 이래가지고 그냥하세요 오늘 그냥 해버리세요

송 가 영

얼굴이 예전에는 조금 하하...

사나웠는데 지금은 부드러워졌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 하더라고요

조 상 래

사랑의 힘이겠죠

현장음

신부가 아깝다 어떡해? 신부가 아깝다 큰일 났다

인정...

인정, 인정, 그렇죠 신부가 아깝다

송 가 영

기분이요? 아직 별로...

실감이 안 나서 조금 어리둥절해요

조 상 래

3년 전에 활동가 대회 때 만났습니다

송 가 영

따뜻한 모습, 챙겨주는 모습에 마음이 갔어요

사소한 것도 쉽게 흘려버리지 않고 생각해뒀다가

나중에 하나하나 섬세하게 챙겨주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모습에 마음이 갔어요

조 상 래

제가...

송 가 영

사귀자는 아니고, 기억에 남는 게 (휴대전화로) 문자가 왔어요

자주 연락하고 싶은데 연락해도 되냐고 하면서

남자친구 있으면 안 되고 크크 해서 왔더라고요

그게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시발점이...

조 상 래

처음에 만남은 아마

지금 내 생각에는 아마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송 가 영

처음에 만났을 때는 기억을 하는데

제가 아무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별로 그냥 뭐, 생각을 안했어요 아예 하하하

그냥 뭐 머리카락 없는 사람이구나 그 정도 하하

저희 집이 되게 장애에 대해서 조금 생각이

깨어있는 집이 아니라서, 자기 자식도 장애가 있는데

자기 자식에 대한 부분도 좀 받아들이지 못하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걸 알고 나서 되게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인정하지 않으려 하시고, 근데 제가 헤어질 마음이 없다는 걸 아니까

이제 다 컸잖아요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냥 두고 보는 상황이에요

현장음

수고했어요 와 너무 예뻐...

좋아가지고... (입이 귀에 걸렸네요)

하하하

송 가 영

그냥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뭔가 마음이 짠해요

뭔가 마음이... 짠해요

조 상 래

뭔가 마음이 짠해요

송 가 영

눈물 한 방울 흘렸어...

조 상 래

어쩌면 오늘처럼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마음도 아프고...

송 가 영

엄마, 아빠를 마음 아프게 하는 게 너무 속상한 거예요

그렇다고 제가 조상래 씨랑 헤어지기에는, 그것도 또 안 되는 거예요

저는 두개다 가지고 싶은데, 부모님 허락도 얻고 싶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랑도 같이 살고 싶은데...

엄마, 아빠가 받아들이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엄마, 아빠가 딸을 많은 사랑으로 키운 것도 알고

왜 반대하는지, 내가 힘들까봐 좀 더 편한 사람 만나서

도움 받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엄마, 아빠 마음은 알지만

나는 지금 이사람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촬영협조

(사)부산장애인인권포럼

금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금정문화회관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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