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자 장애계뉴스갈무리

시각장애계를 비롯한 장애계 전반의 소식을 들어보는 <장애계 뉴스갈무리>시간입니다.함께 해 주실 에이블뉴스의 이슬기 기자와 지금 전화연결이 돼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인사)

MC(1)-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중도, 중복, 중증 이른바 3중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사지마비 척수장애인인데요.

이들은 활동보조, 경제적독립, 직업 복잡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자신의 처한 현실을 언론을 통해 드러낸다는 것, 참 쉬운일 아닌데요. 설득 끝에 제가 최근 한 척수장애인을 만났습니다.

도봉구 방학동에 살고있는 김홍기씬데요. 홍기씨가 들려준 척수장애인의 막막한 현실, 오늘 이야기 해드리려고 합니다.

MC(2): 중증, 중복, 중도, 참 3중장애,.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척수장애인이군요. 더욱이 척수장애인들은 중도이기 때문에 장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참 힘들어한다고 하는데, 홍기씨 이야기 차근히 좀 해주시겠어요?

네. 올해 마흔 네 살인 홍기씨. 그는 사지마비장애인으로 가슴밑으로는 감각조차 없는 척수장애인입니다.

20년전에는 꿈도 못 꿀 인생이었습니다. 그는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실한 직장인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보람차게 살아왔습니다.

그의 운명이 뒤 바뀐 건 1995년 9월, 어느 금요일이었습니다. 본가인 대구에 내려갔다가 회사의 휴일 특근계획에 서울로 올라오던 길. 대형 화물차를 피하려다 핸들을 돌리던 그는 화단 턱에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경추 4.5번 골절, 말로만 듣던 사지마비 장애인이 된겁니다.

갑작스런 장애에 좌절감은 너무나 컸습니다. 이렇게 살바에는 그냥 죽어버리자 란 마음 극도의 불안감 절망감이 홍기씨를 내내 맴돈건데요. 이 세상에 나혼자 남겨진듯한 비애감과 상실감이 눈만 뜨면 밀려왔습니다.

사고가 너무나 억울해 산재 신청도 해봤지만요.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3년에 걸쳐 고등법원까지 갔지만 끝내 패소하고 만겁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를 지키던 아내 또한 떠나고 말았구요.

MC(3): 참 안타깝습니다. 홍기씨가 교통사고로 운명이 뒤 바뀌고 말았군요. 중도장애인들은 장애를 받아들이고 가장 절실한 것이 직업 이지 않습니까. 홍기씨는 어땠나요.

네, 아무런 도움없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으로 장애인이 된 홍기씨. 재활치료 후 퇴원한 그에게 역시 절실했던 것은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사용하지 못하는 그에게 선뜻 자리를 내줄 회사는 없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영어번역을 해보겠다! 미국 연수를 준비했지만요, 그마저도 절망뿐이었습니다.

모은 돈과 대출을 통해 2천만원을 모아 미국에 도착한 홍기씨. 그러나 욕창이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아무런 시도도 못하고 4개월만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구요. 좌절감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만 했습니다.

MC(4):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준비했을텐데, 그마저도 실패하고 말았군요. 홍기씨의 그럼 현재 수입은 어느정도 되나요?현재 상황도 좀 알려주시겠어요?

네 현재 홍기씨의 수입은 장애연금 50만원입니다. 그런데요, 지출은 매달 나가는 지역의료보험 20만원,. 활동지원제도 본인부담금 20만원입니다. 10만원만이 남습니다.

지역의료보험의 경우 장애인은 할인혜택이 없습니다. 때문에 아파트 소유주라는 이유로 매달 저런 큰 금액의 보험비와 본인부담금을 제출하고 있는겁니다.

아무런 수입이 없는 그로써는 부모님의 은퇴자금으로 생활할 수 밖에 없구요.

또 홍기씨는 활동보조를 받기 위해 부모님의 곁을 떠나 독거를 선택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받기 위해선데요. 그럼에도 한달 490여시간 정도뿐입니다.

남는 시간은 그의 75세 노모가 지킬 수 밖에 없구요. 편찮으신 노모를 볼때면 홍기씨의 마음도 너무나 아프다고 합니다/

MC(5): 활동보조를 신청해도 부모의 평생 도움을 받아야하는군요. 또 척수장애인들은 소변 배출에서도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네 척수장애니은 소변 배출을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하루에 5~6회씩 요도에 도뇨관을 삽입하는 CIC를 실시하는데요,

대부분 보호자가 너무 힘들어해 배꼽 밑에 구멍을 뚫어 폴리로 소변처리를 하도록 수술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변찌꺼깁니다. 옆에 사람이 소변찌꺼기가 있으면 바로바로 도와주면 해결이 되는데요. 독거장애인의 경우 막막한 현실입니다.

홍기씨의 경우도 소변찌꺼기를 처리하지 못해 반점까지 생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하구요.

더욱이 최근 자조모임 동료를 이렇게 허망하게 잃고 말았습니다.

지난 14일 소변배출이 되지 못해 뇌출혈로 사망한겁니다. 장례식을 다녀왔다는 그는 “나도 그런 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토로했구요.

의료행위다보니 방문간호를 불러야 하지만 당장 올 수도 없고,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도 없고. 독거 척수장애인은 오늘도 소변배출로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MC(6):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가 배설욕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면 너무나 힘들 것 같네요.

네 그렇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도전했던 번역, 그리고 찾아온 절망감까지.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길 꿈꿨던 홍기씨는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을 수도 없이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또 최근 정부가 중증장애인인턴제를 시행했지만요, 지체로 분류되는 척수장애인의 경우 해당사항도 없습니다.

물 한모금도, 휠체어를 밀지도 못하는 중증 척수장애인들의 현실, 답답합니다. 부디 홍기씨의 남은 인생이 행복하길 바래보겠습니다. 정부의 지원 역시 늘어나야겠구요.

MC(7): 네 저도 홍기씨의 남은 인생이 행복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이 기자님, 대학이 개강한지 벌써 보름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장애대학생을 위한 지원정책이 무엇이있나요?

그렇습니다. 장애대학생의 학업지원, 그리고 캠퍼스내 장애학생들의 이동 등 필요한 편의를 지원하도록 하는 ‘장애대학생 학습도우미’ 지원사업이 있는데요. 이 지원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지원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올해 지원사업 더욱 확대가 됐습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48억9300원에서 71억 9800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겁니다.

MC8: 대학에 다니는 모든 장애학생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장애학생에 따라 지원욕구가 다양할 수 밖에 없고, 학교에서 준비하고 있는 지원시스템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원하는 바를 지원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학마다 우선 지원기준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중증장애 대학생이 우선지원 대상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필요 시 장애대학생 1인에게 일반지원, 그러니까 강의실 이동할 때 돕는 것이나 대필의 경우처럼 일반 지원도 하구요.

청각장애대학생에게 지원하는 수화통역처럼 전문분야를 지원하도록 하는 2인 이상의 도우미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사전방지를 위해 장애대학생에게 동성도우미를 우선 매칭하도록 하고 있구요.

MC9: 방학때 학교를 이용할 경우에도 지원 받을 수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0개월만 지원을 했었는데요. 올해부터는 12개월로 연장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방학때에도 학교생활을 할 경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장애대학생이 계절 학기나 방학 중에 하는 특강도 수강할 수 있게 되겠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학습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깐요. 장애대학생들이 학업성과나 취업기회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MC10: 네 오늘 준비한 소식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이블뉴스 이슬기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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