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진동수 금융위원장(좌로부터).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장관급 4명을 비롯한 장차관급 1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무위원 4명과 경제수석, 차관 등 19명을 새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내각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 금융위원장, 국무총리실장 등 4명이 교체됐다.

먼저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윤증현(63)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낙점됐다.

이 대통령은 개각에 앞서 강만수 장관에게 교체 의사를 전했고 강 장관은 이를 수용하면서 윤증현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자는 경남 마산, 서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아시아개발은행 이사,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했다.

금융.재정 분야 등 경제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뛰어난 통찰력을 갖춰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제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청와대의 평가다.

통일부 장관에는 현인택(55)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현인택 후보자는 제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브레인을 맡아왔다.

북한 사정에 해박한 통일안보 전문가로 비핵.개방.3000 구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국방 분야에도 상당한 식견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위원장에는 진동수(60)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진 내정자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제2차관과 조달청장,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처쳤다.

청와대와 금융감독위, 세계은행 이사 등을 두루 거친 금융.국제통으로 국정을 보는 안목과 금융현안에 대한 풍부한 경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무총리실장에는 권태신(60)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승진 기용됐다. 권 내정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과 재정경제부 제2차관, OECD대표부 대사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총리실 사무차장을 맡아 왔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국정조정 능력을 갖춘 점이 낙점의 배경이다.

원세훈 장관의 국가정보원장 내정으로 공석이 된 행정안전부 장관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

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는 윤진식(63)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다. 윤 내정자는 관세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서울산업대 총장 등을 지냈다.

박병원 경제수석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대출 관련 의혹으로 감사원의 내사를 받으면서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차관은 모두 14명이 교체됐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거취가 주목됐던 박영준(49)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내정됐다.

박영준 내정자는 이상득 의원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에까지 입성한 복심 중의 복심으로 지난해 6월 촛불사태로 물러났다가 이번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또 또다른 측근인 이주호(48) 전 교육과학문화수석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내정됐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는 허경욱 대통령실 국책과제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김중현 연세대 교수, 법무부 차관에 이귀남 대구고검 검사장, 여성부 차관에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국토해양부 제2차관에 최장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이 내정됐다.

또 행정안전부 제1, 2차관에 정창섭 차관보와 강병규 소청심사위원장, 지식경제부 제2차관에는 안철식 에너지자원실장이 각각 내부 발탁됐다. 차관급으로는 방위사업청장에 변무근 전 해군교육사령관, 기상청장에 전병성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이 내정됐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과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에는 조원동 국정운영실장과 최민호 인사실장이 각각 내부 승진했다.

이번 개각은 경제팀 교체를 통한 시장신뢰 회복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가속도를 내고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측근들을 전진배치해 강력한 국정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한나라당 정치인들의 입각은 이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됨에 따라 친박(朴)계를 비롯한 여당내 불만이 증폭될 전망이다.

CBS정치부 정재훈 기자 floyd@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