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아씨가 지난 5월 29일 나경원 국회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됐던 지난 5월 29일 밤 10시 18분에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린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 글이 네티즌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문이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삭제되기 전에 복사된 글들이 인터넷 곳곳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나경원 의원과 이희아씨는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 연관 검색어로 등재되기까지 했다. 나 의원과 이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적해봤다.

“장애인을 위한다면서 왜 이명박 정부 지지하느냐”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가 지난 5월 29일 나경원 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릴 글은 "나경원 의원이 대통령을 후원하라는 카드를 보냈다"며 나 의원 및 현 정부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희아씨는 이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경악과 충격, 억울함과 분한 마음을 진정할 수 없다. 왜 나 의원님은 저한테 이명박 대통령을 후원하라는 카드를 보냈냐"며 "장애인보고 대통령 후원이나 하라는 나 의원님은 현 정부에 아부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글은 개인 블로그를 비롯한 많은 사이트에 퍼져나갔고, 누리꾼들은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로서 부끄럽다', '장애인까지 이용해먹으려는 나쁜 사람', '장애 아동의 엄마라며 눈물 보일 땐 대단하다, 본받고 싶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마저 가식적으로 느껴진다'라며 나 의원에 대한 실망을 표현했다.

이희아씨가 언급한 '후원카드'는 이희아씨가 지난 2008년 12월 나 의원의 초대로 장애아동을 위한 장애아이 위캔 공연에 참여한 후 받은 것이다.

이희아씨의 어머니 우갑선씨는 “나 의원은 위캔 공연 당시 대기실로 찾아와 이희아씨에게 '감동적이었다, 수고했다, 언제 식사라도 한 번 하자'고 인사했다”며 “그로부터 약 1주일 후 나 의원으로부터 카드를 받은 이희아씨는 공연에 대한 감사장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후원금을 요청하는 카드였다”고 전했다.

이 카드 안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욕쟁이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갑시다'라는 문장 밑에 후원금을 입금할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후원을 부탁하는 카드로 생각한 이희아씨는 당시 기분이 상했고, 이번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보인 정부의 태도에 화가 나 나경원 의원에게 “왜 저한테 그런 카드를 보냈냐, 장애인을 위한다면서 왜 그런 정부를 지지하느냐”고 나 의원의 비서관에게 문자를 보내 따지고 미니홈피에도 글을 올린 것이다.

나 의원실측 “이희아씨와 오해 풀고 글 삭제”

이에 대해 나 의원실의 정희장 보좌관은 “대통령 후원카드라는 것은 없다”며 “이희아씨가 받은 카드는 국회의원들이 연말에 의례적으로 보내는 연하장과 나 의원에 대한 후원 카드”라고 해명했다.

정 보좌관은 “카드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가락시장을 방문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에게 목도리를 둘러 준 할머니의 이야기와 함께 ‘희망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내용이 씌여 있었고 이와 함께 나 의원에 대한 후원을 부탁한 것을 이희아씨가 오해한 것”이라며 “이희아씨에게도 전화로 설명해 오해를 풀었고 이희아씨의 동의하에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글이 삭제된 후에도 '뭐가 어떻게 오해인지 밝혀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나 의원측은 이희아씨에게 해명 글을 부탁했고, 이희아씨는 1일 나 의원의 미니홈피에 "제가 후원카드에 대해서 쓴 것은 나경원 의원님에 대한 감정이 아니다, 나 의원의 개인적인 문제는 제가 깊이 알지 못 한다"라는 취지로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희아씨는 이 글에서 "장애인들과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이익만 급급한 현 정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현 정부의 장애인정책에 대해 장애인당사자로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희아씨가 1일 나경원 국회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이희아씨가 올린 첫번째 글

안녕하세요?

저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입니다.

전 나의원님께서 초대해주신 장애아동을 위한 위캔 공연도 작년 12월에 참석을 했었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냥 꾹 참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22일 일본 요나고 콘서트를 마치고 23일날 일본에서 휴식하는 날 우리의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경악과 충격 그리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어서 비서분이신 박혜성 비서관님께 문자 했습니다.

정치이념과 상관없이 그냥 장애인일때문에 일하신다고 문답이 오더군요ㅜ.ㅜ(말도안되는소리)

제가 지금도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나경원의원님께서 저한테 대통령을 후원하라는 후원카드를 보냈냐는 ㄴ것입니다!

위캔이라는 장애인 아동들을 위한 단체를 만드셨으면 최소한 노전대통령님처럼 정부에서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장애인보고 대통령 후원이나 하라는 이 대한민국은 이렇게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잃어가고 있는데 나의원님은 무슨생각을하시고 정치를 하시는지 전 다 압니다.

바로 지금 현정부에 아부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대통령 추모하기 방명록까지 만드셨으면 반성하십시오!

부탁합니다 ㅠ.ㅠ

이희아씨가 올린 두번째 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입니다.

제가 후원카드에 대해서 쓴것은 나경원 의원님에

대한 감정이 아니고 현 정부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때문이었습니다.

노전대통령님께서 비통하게 서거하신 후 장례식을 치루자마자 경찰이 분향소를 자기들 맘데로 부수어 버리고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저는 분한 마음과 억울한 생각을 표현하기위해

장애인들과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이익만 급급한 현정부는 더이상 대한민국의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년 크리스마스 공연을 함께한 나경원의원으로부터 온 카드가 내 마음속에 현정부에 대한 분노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특히 북측과 평화통일을 논해야할 이 시기에

전쟁운운하며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하는 저질스러운 정책이 더욱치를 떨게 합니다.

나경원의원 카드 내용은 이렇습니다.

욕쟁이 할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이명박 대통령을 존경하는데 우리도 대통령과 함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그다음 은행 계좌번호번호가 적혀있어서 대통령 후원하라는건줄로

알고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그 계좌번호는 대통령계좌가 아니라고합니다.

나경원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문제는 제가 깊이 알지 못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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