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장애인차별상담네트워크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진주 엘림의 집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경남장애인차별상담네트워크

“9년의 기억은 나에게 지옥이었다” 3년전 미인가 장애인생활시설 엘림의 집에서 벗어난 뇌병변1급 이정금씨가 힘겹게 내뱉은 말이다.

경남장애인차별상담네트워크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진주 엘림의 집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씨의 끔찍한 악몽은 2002년 시작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족들이 더 이상 돌봐줄 수 없기에 이씨는 진주 엘림의 집에 맡겨졌다. 하지만 그 곳은 사람이 살 곳이 못 됐다. 마치 우리 안에 갇힌 짐승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시설장인 목사에게 ‘쓰레기, 병신, 개새끼’ 등 입에도 담기 힘든 폭언과 함께 아무 이유없이 얼굴과 온몸이 발로 차이는 심한 구타를 당했다. 시설 내 생활지도교사가 없어 방에서 빵 부스러기와 음료수로만 식사를 대신 떼워야만 했다. 이로인해 치통을 호소했지만, 치과에는 발 한번 대지 못했다.

“저는 혼자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밖으로 나갈 수도, 스스로 신변처리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9년 간 방안에서만 지내왔고, 용변처리 또한 방 안에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방 구석에는 나무로 짜여진 용변통이 놓여져 있었다. 도와주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스스로 몸을 용변통까지 굴려 가까스로 용변을 보아야했다. 뒤처리는 엉망일 수 밖에 없었다. 치질이 생겼지만 어느 누구 하나 관심 가져주는 이는 없었다.

이씨는 “저는 국가보훈대상자로서 매달 100만원이 조금 넘는 보훈연금을 받고 있지만 9년 동안 한번도 사용한적도 없다”며 “입소를 함과 동시에 주민등록증과 통장, 도장 등은 시설장인 목사가 관리해주겠다며 가져갔지만 관리는 커녕 시설장이 운영하는 사랑의 엘림교회 헌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9년동안 약7000만원을 갈취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씨가 지난 2010년 시설을 나올 당시 통장에 찍혀있던 잔고는 겨우 7000원.엘림의 집에서 썼던 돈이라고는 TV, 카세트 테이프 몇 개, 작은 장롱 뿐. 보훈연금이 어디로 쓰이는지, 통장에 얼마가 들어오고 나갔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설장은 이씨의 명의를 도용해 차량을 구입하고 등록, 각종 장애인 혜택을 받았다. 심지어 주차위반, 속도위반 등을 해 과태료가 부과됐음에도 한 번도 내지 않았다.

이씨는 “제 명의로 약230만원 가량의 과태료가 체납되어 있는 상황이라 현재 진주경찰서에 고소해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아직까지 미인가시설을 운영하며 장애인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시설장인 목사를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를 입는 장애인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엘림의 집은 제가 탈시설 할 당시 이미 지자체에서 시설폐쇄 명령이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폐쇄되지 않고 종교와 보호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며 “거주장애인들을 구해주고, 부당한 인권침해를 당했을 경우, 적극 대응하고 보호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