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cjnews) 기자

12․19 경상남도지사 보궐 선거에서 당선했던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장애인평생학교 예산 복원 요구'에 대해 "떼를 쓴다"고 표현해 관련 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경남장애인평생학교협의회(대표 김정일) 소속 학생․교사들은 24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지사는 장애인들의 교육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떼쓰는 것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경남장애인평생학교협의회 학생과 교사들은 24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장애인들의 교육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떼쓰는 것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기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홍 지사는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 업무보고 때 "후보 시절 (선거) 사무실 와서 돈 달라고 떼를 썼다. 떼 쓴다고 돈 주면 예산 기준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경남장애인평생학교협의회 소속 장애인 10여 명은 지난 6일부터 13일 동안 창원에 있던 홍 지사의 선거사무소에서 농성을 벌였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장애인평생학교 경남도 지원 예산분'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장애인평생학교는 경남도교육청(50%), 경남도청(25%), 시·군청(25%)이 예산을 분담해 왔다. 경남도교육청은 새해 예산안 배정해 통과시켰지만, 경남도는 전액 삭감했다. 경남도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시․군청도 배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3년째 이어져 온 장애인평생학교는 창원 성산구·의창구·마산회원구·마산합포구·진해구, 밀양, 진주, 양산에 한 곳씩 두고 있다. 장애인 학생 180여 명이 교사 30여 명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올해 전체 예산은 9억6000여 만 원이었다. 2013년도 예산안 가운데, 경남도청 분담액 2억4000만 원이 전액 삭감됐고, 4개시에서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도 당당한 도지사냐"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대표는 "홍준표 지사는 '당당한 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13일 동안이나 만나기 위해 농성을 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고도 당당한 지사냐"라고 말했다.

밀양장애인평생학교 박상호 교감은 "교육은 장애인의 생존과 같다. 교육을 받지 못한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다. 경남지역에는 교육을 받지 못한 장애인이 9만여 명에 이른다"면서 "이것이 어떻게 떼를 쓰는 것이냐. 장애인들은 배우지 못해 차별 받거나 사기 당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경남장애인평생학교협의회 학생과 교사들은 24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장애인들의 교육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떼쓰는 것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기자

이어 그는 "홍 지사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취임하자마자 떼를 쓰는 장애인한테는 예산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은 장애인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고 말했다.

장애인평생학교 학생․교사들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도지사는 후보 시절에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소외되고 방치된 사람들부터 꼼꼼히 챙기겠다고 하더니 막상 도지사가 되고 보니 마음이 바뀐 것이냐"며 "장애인도 사람이다. 우리는 장애인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의 기본권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홍준표 지사가 배우지 못해 가슨에 한이 된 장애인들을 매도하고 정당한 권리를 떼쓰는 것이라고 왜곡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하라"며 "하루 아침에 실직 위기에 놓인 30여 명 정교사들의 노동권 확보와 의무교육조차 받지 못한 경남의 9만여 장애인들이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당초 경남도에서는 예산을 배정했는데 경남도의회에서 삭감했던 것이다. 이전에 김두관 전 지사 때는 예산이 확보됐었다"면서 "홍 지사한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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