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이 14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해명서 모습 캡처. ⓒ에이블뉴스

여성장애인 동료의원 비하 언행으로 파문을 몰고 온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진보신당)이 14일 오후 1시 30분 공식블로그에 ‘시의회 총무사회위원장 사퇴’와 ‘진보신당 장애인위원회의 진상 조사를 성실히 받고, 결과에 대해 모두 수용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해명서를 게재했다.

이번 파문은 거제시의회 김은동 의원(통합진보당)이 지난 7일 ‘150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2년 동안의 의정활동 기간 동안 한 의원에게 장애인으로 멸시와 조롱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철학 부재, 한 의원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고, 직후 한 의원은 지역 언론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문을 배포했다.

이에 대해 지역 장애인단체들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원으로서 장애인을 폄하하고 차별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 즉각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 의원은 해명서 작성 배경과 관련 “그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악의나 고의가 아니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본의가 아니더라도 공인이고 진보정당의 의원으로서 그 언행으로 인해 누구가가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장애인이어서 함께 활동하기가 불편하다. 때로는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 ‘절룩절룩 장애인 흉내를 내며 웃었다’는 주장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타 시군의 시설과 비교 견학을 통해 견문을 확대하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전국 7개의 사회시설을 방문 했는데 김 의원이 가는 곳 마다 현장을 안내해주는 담당 공무원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잘못됐다, 당장 고쳐라’라는 등 마치 거제시의 시설에 감사를 나간 것처럼 지적했었다”면서 “이번 같이 손님으로 간 상황에서는 김 의원이 차라리 같이 안 왔으면 그 쪽 분들에게 미안한 상황이 없었을 거란 생각까지 들어 앞으로 주의해서 행동 해주길 바란다고 얘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장애인 흉내 주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5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설치한 김백일 동상 철거 재판과 관련한 판사의 현장 확인을 입회한 뒤 대표로 같이 간 몇몇 동료의원들과 시의회로 돌아와 식사를 마쳤다”면서 “이후 동료의원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황종명 의장님이 ‘판사가 왔더나, 시간이 왜 그렇게 많이 걸렸나’라고 물어봐 ‘판사가 다리를 절어서 현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님이 ‘얼마나 절던데’ 하고 묻기에 불편한 정도를 입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이지 몰라 주춤거리다 일어서서 ‘이 만큼 절던데요’라고 행동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장애를 비하할 목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김 의원이 옆에 있는지를 별로 의식하지 않았고, 다른 의원들도 특별하게 김 의원을 바라보며 웃은 기억은 없다”고 강변했다.

이 같이 해명한 한 의원은 “김 의원이 그 언행을 장애 비하로 느꼈고 상처를 받았다면 직접 만나서 사과하는 자리를 갖겠다”면서 “장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께 진정으로 사과하는 의미를 담아 시의회 총무사회위원장 사퇴서를 의장님께 제출 하겠다”면서 “진보신당 장애인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당 내 진상조사를 성실히 받고 결과를 모두 수용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의원은 공식블로그에 해명서를 게재한 뒤 오후 2시경 김 의원, 황종명 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김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겠다”며 악수를 건넸고, 김 의원은 “이번 일은 내가 사과를 받아들이고 아니고를 떠났다. 지역 장애인단체, 전국의 장애인들에게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은 검토해보겠다. 빠른 시일 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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