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휠체어를 타고있는 캠페인 참가자가 저상마을버스에서 리프트를 이용해 하차하고 있다. ⓒ일산IL센터

고양시가 전국 최초로 교통약자 편의 개선을 위해 관내 저상마을버스를 도입, 운행 중에 있는 가운데 목적에 맞는 성과를 거두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일산IL센터)가 지난 23일 고양시 저상마을버스 기점인 지하철 3호선 삼송역 5번 출구에서 ‘고양시 저상마을버스타기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다.

캠페인은 올해 5월 고양시가 5개 노선에 도입한 16대의 저상마을버스 중 정류장 시설이 열악한 45번 노선인 삼송역과 원당역, 화정역에서 버스타기로 진행됐다.

먼저 마을버스의 기점인 삼송역은 복잡했다. 대기 중인 마을버스와 불법 주차된 차량이 뒤엉켜 있었으며 삼송역 버스정류장 입구에는 노점상까지 있어 저상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까지 휠체어가 진입하기에는 장애물이 많았다.

대기 중인 45번 저상마을버스 기사에게 휠체어 탑승을 알리자 복잡한 공간 탓에 버스는 겨우 정류장 안으로 진입했다. 슬로프(경사로)가 내려오고 전동휠체어, 수동휠체어, 유모차 순으로 슬로프를 이용해 탑승했다.

문제는 버스에 승차하고 난 뒤 발생했다. 보통의 경우 휠체어가 버스에 탑승하면 버스운전기사는 휠체어를 안전하게 고정하기 위해 벨트를 휠체어에 연결하고 출발해야 한다.

다행히 삼송역에서 출발할 때는 운전기사가 벨트를 휠체어를 고정시키고, 출발했지만 중간 거점 지역인 원당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탔을 때는 얘기가 달랐다.

휠체어가 내리고 다시 타는데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됐기 때문에 배차간격을 지키기 위한 운전기사가 휠체어가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서둘러 출발했기 때문이다.

달리는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고정하는 참가자들과(사진 좌) 원당역 버스정류장에서 좁은 인도로 내리는 전동휠체어(사진 우) 모습. ⓒ일산IL센터

삼송역에서 원당역까지 오는 중에도 버스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 전동휠체어는 그나마 승차감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수동휠체어는 다르다.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불안감을 드러낸 수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버스가 속도를 내거나 거칠게 도로 방지 턱을 지나갈 때마다 그 충격을 그대로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버스가 출발하고 당황한 캠페인 참가자들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직접 벨트를 찾아 휠체어를 고정해야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아무래도 휠체어가 타고 내리는 시간 때문에 평소보다도 빨리 달릴 수밖에 없고, 배차간격이 20분인데 늦어지면 페널티가 주어져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저상마을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에도 문제는 있었다. 복잡한 삼송역은 물론 캠페인 중간 거점 지역으로 선택한 원당역의 경우 정류장이 좁은 인도 중간에 자리 잡고 있고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해 휠체어 접근이 어려웠던 것.

회차지인 화정역에서는 정류장조차 없이 임시 정류장표지만 세워져 45번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헤매고 다녀야했다.

일산IL센터는 “휠체어가 안전하게 정류장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류장 내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면서 “휠체어 장애인 탑승 시 지체되는 시간으로 인해 버스기사들에게 주어지는 페널티가 휠체어 장애인들의 탑승을 거부하고 과속을 불러오는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 방향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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