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진행된 2016년 의사소통권리증진대회.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병훈씨가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활동보조인 이야기부터 전래동화 구현까지. 보완대체의사소통(AAC)를 사용하는 뇌병변언어장애인들에게 언어는 의사소통 제약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31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지원하고 국민연금공단이 후원한 '2016년 의사소통권리증진대회(이하 AAC 슈퍼스타)'에서다.

AAC 슈퍼스타에는 뇌병변언어장애인 9개팀이 참가해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냈다. 참가자들은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했고 자신의 주장에 기계음을 입혀 청중들에게 전달했다.

가장 눈에 띤 참가자는 AAC를 활용해 전래동화 '호랑이와 떡장수 할머니'를 구현한 김남옥씨였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라는 명대사를 남긴 후 할머니에게 속아 죽은 호랑이의 이야기를 AAC로 구현해 낸 것.

동화를 구현하는 목소리는 김씨 본인의 것은 아니었지만 동화 원작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잘 설명했고 동화의 내용과 맞는 프레젠테이션으로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다.

'브로맨스'를 주제로 발표한 박병훈씨 역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자립생활을 하면서 만난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주현 소장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소개했기 때문이다.

6년전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못하고 있던 박씨는 광진IL센터에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한 것보다 더 행복했던 것은 김 소장이 부족한 그를 무조건적으로 믿어줬다는 것. 박 소장의 따뜻한 마음으로 인해 자신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쁜 활동보조인'에게 피해를 입은 사례를 발표한 박승완씨는 뇌병변장애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박씨는 활동보조인을 구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던 중 한 마침내 활보조인을 찾았다. 하지만 활동보조인은 첫 날부터 별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첫 만남에서 활동보조인은 박씨에게 '월급을 타면 갚겠다'면서 금전을 요구했고 중증장애인과 밥을 먹는 것이 '쪽팔리다'라는 이유로 음식점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담배를 사달라고 하는 기이한 행동을 했다.

박씨는 "결국 나를 옮기던 중 땅 바닥에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고 곧바로 조치를 취한다든가, 사과를 한다든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3일 만에 활동보조인은 그만 뒀다"고 토로했다.

AAC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주장을 제기한 사람은 차강석씨. 우리나라 뇌병변언어장애인이 13만여명이고 이는 전체 인구의 0.25%인 만큼 이에 걸맞는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는 것.

이 예산을 갖고 UN장애인권리협약을 비롯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명시한 대로 정부가 법을 엄정히 집행해 AAC 지원체계를 생애주기별로 구축해야한다는 게 차씨의 설명이다.

한편 심사결과 대회 우승은 100% 리얼 러브스토리를 주제로 발표한 박병훈씨에게 돌아갔다. 2위는 김혜진, 3위는 차강석씨가 차지했다.

'2016년 의사소통권리증진대회'에 참석한 청중이 뇌병변언어장애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2016년 의사소통권리증진대회 수상자들. 왼쪽부터 2위 수상자 김혜진씨,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변경택 회장, 우승자 박병훈씨, 3위 수상자 차강석씨. ⓒ에이블뉴스

2016년 의사소통권리증진대회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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