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투어를 마친 비트윈더라인스가 전시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DB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비트윈더라인스가 9박 10일 동안 ‘시각장애인 전문 통번역사의 길 모색’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영국연수를 마쳤다.

한국외국어대학원 통번역학과에 재학 중인 김헌용(남, 29세, 시각1급)·김찬일(남, 26세) 씨가 팀을 이룬 비트윈더라인스는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영국 시각장애인 통역사와 번역가 인터뷰, UN번역총국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비행기로 한국에서 약 12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영국. 길고도 짧았던 연수기간 동안 이들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시각장애인의 통역사와 번역가 진출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헌용 씨는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통·번역가만 해도 최소 150명이 넘는다. 시각장애인도 통번역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다른 나라의 시각장애인 통역사, 번역가와 함께 하면서 한국에서도 시각장애인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헌용 씨는 연수를 준비하면서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 통역사와 번역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알게 됐다.

이를 통해 영국에서 통역 활동을 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등을 만났고, 인터뷰를 통해 영국 내 통·번역 시장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헌용 씨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국과 유럽의 통번역 시장의 현황과 제도, 통번역 관련 시스템에 대해서 알 수 있었는데 유럽이 어떻게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통번역 시장이기 때문에 매우 넓은 세계를 본 느낌”이라고 전했다.

비트윈더라인스가 지난 26일 영국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번역가 애그니타 태넌트와 만나 조언을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DB

찬일 씨도 “번역을 전공하는 학생 입장에서 다른 나라의 번역 교육 시스템 및 시장은 어떤 지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시각장애인 통역사, 번역가, 비장애인 원로 번역가 등 삶을 밀접하게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감동이었다. 통번역을 즐거워하고, 의미 있게 생각하면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뷰를 통해 통번역 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과 함께 먼저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통역사, 번역가와의 만남 자체로도 교훈이 되는 시간이 됐다는 것.

특히 영국 연수를 통해 시각장애인 통역사 및 번역가와 교류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것도 하나의 큰 소득이다.

헌용 씨는 “서로 정보공유를 하는 커뮤니티를 알게 됐다. 네트워크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시각장애인이 통역사·번역가가 될 경우 부닥친 어려움에 대해 이미 경험한 사람이 150명이나 된다는 것”이라면서 “번역을 하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교정을 받을 수 도 있는 등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좋은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수적인데 번역 학도에게 영국이라는 문화대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영국의 제도와 정책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국내에 시각장애인 통역사, 번역가 양성을 위한 제도 등 정책적 제언을 할 수 없었던 점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찬일 씨는 “이번 연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시각장애인 통번역사의 길을 탐색하고, 한국 사회에서도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는데 시각장애인 통번역사를 양성을 위해 특별히 나은 영국의 제도나 정책을 찾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비트윈더라인스와 유명화 사무총장이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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