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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간 교실지킴이는 비겁한 짓

지체장애 2급 이상민씨의 삶-②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10-26 11:51:51
체육시간에는 대부분의 장애아이가 그러하듯이 교실지킴이를 하거나 운동장 한편을 지켜야 했다. 그래서 다른 성적은 우수였으나 체육은 언제나 양가였다.

그렇지만 소풍에는 참가를 했는데 어렸을 때의 소풍은 대신공원이나 하단에 있는 에덴 공원이었다. 영주동에서 하단까지는 꽤 먼 거리인데 어떻게 소풍을 갔을까.

“에덴공원에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소풍 때는 어머니가 따라 가시기도 했지만, 지금은 좀 뚱뚱하지만 그 때는 물 찬 제비 같았거든요.”

아버지는 기능직 공무원이었는데 박봉이라 어머니는 언제나 부업을 했다. 어머니는 보따리 장사에서부터 계모임 등 돈벌이가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했다.

어머니가 자식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자식들 공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어머니는 그의 소아마비를 낫게 하려고 굿도 했지만, 수술 후에는 기독교로 전향하여 지금은 교회 권사이다.

그가 어렸을 때는 만화를 잘 그렸다. 그래서 장래 희망으로 만화가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자식들 공부 시키려고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시는데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돈을 벌고 싶었다. 그러나 만화가는 밥벌이가 될 것 같지가 않았다. 주변에서는 자꾸 금은방이나 시계방을 권했지만 그럴 생각은 아예 없었다.

장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가운데 세월은 흘렀다. 부산중학교를 거쳐 부산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어릴 때 체육점수는 양이나 가를 받아야 했지만 고등학교 체육선생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교실지킴이만 한다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설사 체육을 못하더라도 운동장에 나와서 함께 어울려라.’ 그렇게 말해 주는 체육 선생을 만난 것만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 체육 선생이 있는 반면 치 떨리는 시간도 있었으니 이른바 교련시간이었다.

대한민국에서는 김신조의 1.21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69년 이후 고등학생들에게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교련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었다. 남학생들은 교련복을 착용하고 카빈소총 모형이나 M16소총모형을 들고 총검술을 배웠고, 여학생들은 제식훈련과 구급법을 배웠는데 일종의 군사훈련이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 당시 교련교사는 예비역 장교들이 담당했는데 체육선생 같은 교련교사를 만나지는 못했기에 그의 교련점수는 언제나 빵점이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체육과목의 채점방식이 약간 달랐다. 대학교 1학년의 교양체육은 테니스였는데,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은 테니스를 칠 수가 없다. 1학년에 장애인은 4명이었고, 장애인은 테니스 대신 탁구를 하라고 했다. 시험을 보는 날 교수는 장애 학생들에게 탁구공을 던져 주며 받으라고 했다.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기억도 없지만 교수는 네 명 모두에게 씨뿔(C+)을 주던데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장애인의 체육을 비장애인과 같은 기준에서 본다면 그것은 평등이 아니라 평균일 뿐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일반학교에서도 더 이상 장애인에게 빵점을 주는 교육활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이미 20년 전에 평등을 실천한 모양이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그의 외가가 의료계통 일을 하고 있어 의대를 지망할까도 생각했었으나 자신의 신체조건으로 의대 공부를 해 낼 것 같지 않아서 한의대를 지망했다.

처음에는 경희대를 목표로 했지만, 1987년 동의대학교에 한의학과가 생겨서 동의대로 진로를 바꾸었다. 그러나 공부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고, 고3 담임선생은 ‘그러다가 한의대도 못 갈 것 같다’며 그의 성적을 걱정했다. <3편에 계속>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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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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